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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마라톤대회 참여기

제3회 영동곶감울트라마라톤 대회 후기

by 구상나무향기 2009.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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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났다.

그것도 몹시도 말이다.

 

도덕재를 지나 40키로 cp에 도착했을 때 몸상태는 그야말로 처참했었다.

접질러진 발등은 이 대회를 조금 이라도 더 진행하지 못 할 큰 변수로 작용했었다.

 

30키로 부근, 스트레칭을 위해 잠시 멈춘 후 막 출발할 때 ,

순간적으로 발등과 발목 사이를 접질러 버린것이다.

 

악! 하는 순간도 없이,

내 몸은 그대로 차가운 아스팔트 위로 내동댕이 쳐지고 말았다.

순간 불같은 통증이 다리 전체를 타고 오른다.

 

갈만했지만

통증은 쉬이 가라앉지가 않는다. 통증이 더욱 심해질 즈음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한가지 뿐이였다.

 

30cp에 도착했을때,

멀리 어둠 속으로 사라져가는 찬아씨의 실루엣이 보인다.

 

급히 고함쳐 부르니 다행히 날 알아보고 돌아 와준다.

 

"진통제 좀 줘요"

 

내가 선택했던 처방은 진통제 였든 것이다.

 나에게 해당 하지 않을 듯했던 현실이 결국 나 역시 빗겨가지 않음이다.

진통제를 두 알이나 먹고서 그렇케 뚜벅뚜벅 어둠 속을 하염없이 걸었다.

 

짙은 어둠 속,

아무도 없는 외로움,

그리고 참을 수 없는 고통

 

하소연 하고 싶어도 

그리고 의지하고 싶어도 아무도 없었다.

 

들리는 건 거침 숨소리와 ,

적막한 밤의 고요 만이 지배할뿐

이 숲 속에서 날 도와줄 사람은 없었다.

 

자책감

그리고 회한

 

순간

휴대폰에 손이 간다.

출발 전 대회측에서 나눠 준 비상연락망이였다.

 

갈등이 순간 일었지만 다시 손을 내려 놓는다.

 

"더 가보자"

 

100키로의 먼 여정 속에 감춰진 두뇌 속의 진실이

성취감이라고 했지만, 사실 그 성취감 이전엔 지독한 오기와 집착이

숨어있기 때문에 가능하리라 싶다.

 

오기 그리고 집착,

끈을 놓고 싶지 않았다.

 

도덕재 정상에 오르니 한기가 치솓는다.

자켓을 입고서는 또 고민에 이른다.

 

비상연락망

그리고 휴대폰

 

갈등 그리고 결심

 

"조금만 더 가보자"

 

그러나 내리막은 더욱더 발등의 고통을 부채질하고 말았다.

 

결국 급경사의 길을 반쯤 내려오다

또 한번 굴러 버린 것이다.

 

그것도 아주 보기 좋게 말이다.

이번엔 무릅까지 다쳐 버렸다.

 

멀리서 부터 따라온 주자가 어느듯 날 앞지른다.

 

"힘내세요"

 

아마도 내가 앉아 있는 모양새를 보곤 쉬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보였을듯 싶다.

쉬고 있었든 게 아니라

구른다움, 아픈 발목을 부여잡고 허공의 별들을 바라보고 있었던 시간이였다.

 

앞 주자가 황급히 사라진 어둠 속

갈등은 이미 결심이 된 이후다.

 

겨우 절뚝대며 

40cp에 도착해 결국 포기 선언을 하고 말았다.

그것도 cp 도착해 한참을 머뭇거리다 내뱉은 말이였다.

 

서글펐고 또 내 자신에 화가 났다.

조심하지 못했던 내 불찰

그리고 기량의 부족함

 

회수차를 타고 오면서 어둠 속을 뛰고 있는

수많은 런너들을 바라보며

통증보다 더 큰 아픔이 자리잡고 있었다.

 

고통을 이기는것 역시 훈련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마음 속 고통까지야 잠재우지 못함이다.

 

"내탓이요 내탓이요"

소실적 성당에 갔을 때 미사를 볼때면 어김없이 외쳤던 문구였다.

 

그래 내 탓이다.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말이다.

 

아침에 주자들이 하나둘 들어올 때 쯤

또 한번 자괴감이 물밀듯 밀려온다.

 

순천만에서의 환희가 이번 영동에서는 결코 허락하지 않음에

아쉽기도 했지만, 이 또한 큰 훈련임을 인정하는바다.

 

그들의 격정 깊은 얼굴표정 그리고 그들의 환희!

그리고 나의 아쉬움이 오버랩된다.

 

영동에서의 여행은 보다 많은걸 나에게 안겨준 시간들이였다.

 

성공과 실패

그리고 도전

 

나에겐 버킷리스트가 있다.

그 버컷리스트의 항목을 하나 둘 지워 갈려면 아직도 멀었다.

 

시간은 또 있고 세월은 언제나 흐르기 마련이다.

아쉬움은 기대감이 되고

그 기대감은 또 성취감이 될것이다.

 

 

 

 

 

 

무엇이든 플러스 발상을 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은
면역성이 강하여 좀처럼 병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늘 마이너스 발상만 하는 사람은
한심스러울 정도로 쉽게 병에 걸리고 만다.


똑같은 상황, 똑같은 라이프스타일임에도 불구하고
생기 있고 건강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늘 기운이 없고, 병약한 사람이 있다.
이같은 차이는 대부분 ‘마음가짐’에서 시작된다.

- 하루야마 시게오의 《뇌내혁명》 중에서 -

 

 

 

 

대회측에서 찍어준 사진인데요

이렇케 보니 뱃살이 장난 아니구만요...

 

에고...살빼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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