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뛰어서 달려보자'라고 한다면
필경
'산에서 뛰어야 할 이유가 뭔데'라며 반문할 수 있다.
뛸 이유가 있다면 평지에서 뛰지 왜
험한 산에 올라가 그짓을 하는가 말이다.
이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짓을 하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적당한 단어를 붙혀준다.
'미친놈'이나
그짓을 떼로 하면 '미친놈들'이 된다.
이러한 결과를 도출하는 연역법이 옳은지는
알 수가 없으나
하여튼 산에서 뛰어가는건 사실 산꾼들에게 있어서 그다지
좋은 소릴 들을만한 사항은 아닐듯 싶다.
"산에서 마라톤을 하고 싶다라는 사람과
마라톤은 산에서 하면 안된다는 사람"
어느쪽에 무게를 두느냐는 본인 생각의 차이다.
즉 철학의 차이일뿐 어느쪽이 옳다 그르다는 아니라고 본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산악마라톤의 최고봉은
당연코
대구9산종주다.
80km의 먼거리를 22시간에 안에
주파해야 하는 대회로서 가히 철각들이 아니면 해낼 수 없는
국내에서 열리는 산악마라톤 대회중 가장 어려운대회다.
이외 런다이어리에서 주최하는 북한산및 5산을 종주하는 대회(불수산도북 67km)
그리고
마라톤포럼에서 주최하는 부산5산종주( 35km,65km)가 국내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산악마라톤 대회라 볼 수 있다.
트레일(Trail)’의 사전적 정의는 ‘길’이지만
특히 산길처럼 포장되지 않은 곳을 주로 말한다.
트레일 러닝은 우리말로 ‘산악 마라톤’이라고도 부른다.
그렇다고 해서 깎아지른 듯한 산봉우리를 향해
전력 질주하는 것은 아니다.
등산로를 포함해 포장되지 않은 임도나 평탄한
산길을 달릴 수 있는 곳
모두가 트레일 러닝의 코스가 된다.
산책을 하는 것도 귀찮은 사람들에게 산을 달린다는 것은
끔찍한 노동으로 느껴질 수 있다.
산악인 중에서도 산에서 달리기를 한다고 하면 위의 말한대로
"제정신이냐”고 말하기도 한다.
<5산종주 코스맵>
사실 제정신 가지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만큼 산에서의 달리기는 어려워 보이는 일이다
하지만
산을 달린다고 하지만 길도 없는 암벽을 달리는 것은 아니다.
주로 임도와 등산로를 이용하며, 코스 중간 중간에
일반 도로를 달리기도 한다.
트레일러닝의 진정한 매력은 자연을
적극적으로 즐긴다는 데 있다.
도심이나 강변처럼 인공적이고 아스팔트로
다져진 환경이 아니라
흙과 돌, 풀과 나무, 산과 바위가 어우러진
자연을 달리는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소위 안해 보고서는 말 못한다.
5산 종주 대회를 신청한건 곡성 섬진강마라톤
대회가 갓 끝난 싯점에서 였다.
그후 3주의 여유가 있었지만
무릎옆 인대가 좀처럼 치료가 되지 않고 있어
내심 걱정이 뒤따랐다.
물리치료와 더불어 틈틈히 훈련과 지리산 산행을 통해
치료해 나가며 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비록 35km 코스에 지원했지만
이또한 만만치 않은 거리와 제한시간이다.
아직까지 실력이 65km에 도전할 만한 체력과 의지력이 안된다.
그건 시간이 말해주는 능력이지 지금은 도전할떄가 아니라
판단되어 35km 구간만 올해 목표를 두었다.
35km 구간은 제한시간이 10시간이다.
이건 어느 정도 수준일까 ?
일반적인 산행은 1시간당 험한산은 2km ,그렇치 않다면
3km 정도는 걸을 수 있다.
하지만 대회에서는 거의 4km 이상을 주파해야만
각 CP( CHECK POINT)에 도착할 수 있는 아주 타이트한 시간이다.
쉽게 말해 평지는 뛰고 오르막은 속보로 정신없이 뛰고 걸어야만
도착 가능한 거리다. 쉬는 시간은 거의 없다.
하지만
왠만한 마라톤에 심취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사실 35KM을 10시간
안에 주파하는건 그리 어려운일이 아니다.
나같은 초보들에게나 어울리는 구간이다.
고수들이면 65km에 도전하는게 옳을것이다.
<한번 미쳐보자>
동백섬 누리마루에서 시작되는 부산 5산종주는
장산-아홉산-철마산-금정산-백양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잇는다.
그중 35km 구간은 장산-아홉산-철마산 구간까지다.
<35km 구간은 철마교 까지다>
전국에서 모여든 수많은 철각들이 벌써부터 장사진을
치고 있는 동백섬 누리마루다.
어느 마라톤 대회가 그렇듯 이곳도 적당한 긴장감과
흥분감으로 대회장은 떠들썩하기만 하다.
작년 대회보다 3배나 많은 인원들이 참석한다고 하니
제법 규모를 이룬 대회라 할만하다.
긴장되니 속도 불편하고 다리도 아픈것 같고
허리도 왠지 불편한듯 싶다.
소위 꾀병이 실실 도지는듯 싶은데 이 꾀병은 뛰자마자
바로 사그라 든다.
첫 험로는 장산이다.
시작과 동시에 바로 오르막을 치고 올라야 된다.
장산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가히 말로 표현 못할
아름다움이다.
세계의 어느곳에 빗대도 이보다 아름답지는 못할것이다.
바쁜 걸음만 아니라면 여유로움 감상을 해볼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기만 한 야경이다.
모두가 감탄을 하지만 여유는 없다.
아쉬운 여운을 뒤로 하고 급히 숲속으로 빨려든다.
어두운곳에서 촬영하니 사물이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인물 셀카로 찍어 시간 기록을 대신했다.
사진이 아니면 일일이 손으로 적고 다닐수는 없지 않겠는가
내얼굴이 많이 나오는건 그떄문이다.
이해하시라...
어둠속에 찍어대니 아무것도 안나오더라
<장산 도착 20:33>
급경사 장산을 오르니 산성산까지는 다소 여유롭다.
장산에서 산성산까지는 임도길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임도길이 나오면 여지없이 뜀박질이다.
그리고 오르막이 나오면 속보로 걷는다.
소위 부산에서 기장까지 거리다.
이길을 예전에 걸은적이 있는데 장산에서 기장까지
4시간 정도 걸렸던 기억이 있다.
오늘은 뛰어서 2시간만에 주파한다.
그래도 부족하다 싶어 오르막을 약간 뛰어서 올라본다.
<기장 산성산 도착: 22:39>
산성산을 넘어가자 급경사의 길을 내려간다.
그러자
을씨년 스러운 공동묘지가 나타난다.
앞사람의 불빛은 저만치 사라져가고 어둠속
공동묘지를 뛰듯이 지나간다.
무서움 ? 뛰기 바쁘기 때문에 그러한 감정은 거의
생기지 않는다.
주로 내내 거의 혼자거나 아님 주로상 주자 1-2명 만나는게
고작이다. 어둠속에서 동반 하는 사람이 없다면 거의 혼자서
뛴다고 보면 된다.
길안내용 형광봉만이 정막어린 숲길을 외로이 비추고 있을뿐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공동묘지를 넘어오자 첫번째 1cp 쌍다리재 고개가
반갑게 맞이한다.
제한시간 5시간인데 4시간만에 도착했다.
1시간 빨랐다.
<제1CP 쌍다리재 도착시간: 23:07>
쌍다리재에서 일차 체크를 하고 급수를 받는다.
생각보다 물이 많이 쓰인다.
물 두병에 꿀물 한병까지 꼭꼭 챙겨왔는데
모두 마셔버릴 정도로 차가운 기온이지만 제법 땀이 흘렀다.
쌍다리재를 지나 아홉산에서 제2CP 곰내재까지는
임도길이 많이 나온다.
시간 단축하기 좋은 코스이며 가장 신나는 코스라 할만하다.
흙길을 마음껏 뛸 수 있는 산악마라톤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코스다.
한마디로 정신없이 뛰는 코스다.
앞사람 배낭의 붉은 후미등만 멀리서 깜빡 거릴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홉산 지나 임도길에서 00:54>
아홉산 임도길을 지나 신나게 뛰었더니
벌써 곰내재에 도착한다.
생태터널이 보이더니 곰내재 공원이 보인다.
바로 제2CP 지점이다.
제한시간 7시간 30분에
도착을 5시간 6분만에 했으니 제법 빨랐다.
<제2CP 곰내재 도착시간 01:06>
도착도 빨랐고 해서 국수 한그룻을 시켜 먹는다.
곰내재공원에서 별도로 판매하는 국수를 사먹은 것인데
정말 코로 빨려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고 먹었을 정도다.
주최측에서 제공하는 음식은 철마교 지점(35KM)에서 주는
국밥뿐이다. 그외에는 본인이 먹거리를 모두 해결해야 한다.
주로 떡이나 초코파이나 파워젤을 많이 가지고 간다.
하지만
주로에서 물외에는 거의 먹지 않는것 같았다. 사실 퍼지고 앉아
그거 꺼집어 내어 먹을 시간도 없다.
곰내재를 지나 문래봉 오르는 길은 급경사 길이다.
이제부터 철마교까지 거의 난코스라 보면된다.
문래봉이나 철마산이나 모두 버거운 오름질을 해야하는
코스들이며 철마산 내리막은 정말 버거웠다.
지금까지 벌었던 시간들 이곳에서 모두 까먹을 정도다.
힘겹게 문래봉을 넘고나니
임도길이 나온다. 그런데 이 임도길도 오르막이다.
철마산 까지는 쉼없는 오름질이다.
<문래봉 지나 임도길 02:30>
문래봉을 지나 철마산까지 계속해서 오름질을 해댄다.
단내가 풀풀나고 심장은 고동친다.
바로 내가 살아있다고 여기는 바로 그순간이다.
때론 이러한 순간을 즐길때가 있다.
산행을 좋아하는 요소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심장의 뜨거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걱정했던 무릎옆 인대는 오히려 통증이 없다.
산행은 역시 허벅지 근육이 많이 쓰이기 때문일듯 싶다.
<철마산 도착시간: 03:24>
힘겹게 철마산에 오르니 놀랍게도 자원봉사자 두명이 이곳에서
머물고 있었다.
쉬운 자원봉사가 아닐진데 그 두사람이 참으로 고맙게 여겨진다.
이외에도 주로 곳곳에 달아놓은 형광봉은 좋은 길잡이가
되어 주었다.
철마산의 급경사 내리막은 원래 부터 악명깊다.
거의 수직에 가깝게 뚝 떨어지는 아주 위험한 지역이다.
이길을 거의 40분 이상을 내려 가야 한다.
한발 한발 조심조심해서 철마산을 내려오자
저멀리 제3CP 구역이 반갑게 눈에 띄인다.
바로 35KM 종착지인 철마교 지점이다.
뛰어 달려가니 도착시간이 04시 26분을 기록한다.
제한시간 10시간 기준
도착 9시간 17분 이였다.
완주 시간은 크게
만족 스럽지는 않았지만
1등 하지 않을꺼면 시간은 크게 의미가 없을듯 싶다.
내년에 꼭 65KM 구간에 도전하고 싶은 소망을 피력한다.
그럴려면 아마도 많은 준비를 해야 할것이다.
그냥 얻어지는건 없는게 세상사 이치이고 보면
부단한 자기 관리가 필요할 것이다.
나만의
버킷리스트에 대구 9산종주 완주를 올릴려면
아마도 5산종주 65KM은 완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시간이 좀먹는것도 아니다.
죽기 전까지만 하면된다. 그게 버킷리스트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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