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중순, 양산cc 3부 누리~마루 코스를 처음 접한 지 한 달.
이번에는 가온~누리 코스로 다시 한번 양산cc을 찾았다.
일단 양산cc을 두 번 겪어본 바, 지금껏 내가 다닌 골프장 중
가장 재미난 곳이라 말하고 싶은 구장이다.
산악형 골프장의 특징을 모두 갖춘 cc다.
좁은 페어웨이, 굴곡진 그린, 까탈스러운 언듈레이션
아차 하면 OB
저차 해도 OB
자비 없는 OB 구역.
하지만 도그렉 거의 없는 스트레이트 필드라 비거리 좋고 방향성만 맞으면
충분히 점수 관리가 잘되는 곳.
이는 양산동원로얄cc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언듈레이션이나 그린 난이도는 양산cc가 한 수 위다.
양산동원로얄cc은 페어웨이 언듈이 거의 없어 샷하기 편하다.
하지만 양산cc는 페어웨이가 울퉁불퉁 굴곡 진 형태라
초보들에겐 어렵다.
즉 백돌이가 백돌이하기에 최적의 장소, 양산cc다.
가온 코스는 시작부터 남다르다.
아마 전체 18홀 중 가장 액티비티하고 재미난 홀이 1번 홀이 아닌가 싶을 정도.
높다란 언덕 위에서 아래로 때리는 형태.
카트 도로 까지가 대략 230m, 튕기면 아래 숲 해저드로 빨려가는 막창이 난다.
장타자라면 우드나 롱아이언을 선택하라는 캐디의 조언.
적당한 거리 조절과 방향성은 필수.
1번 홀부터 참 재미난 가온 코스다.
시작부터 동반자 두 명이 막창 OB로 인상을 구긴다.
카트 도로에서 건너편 페어웨이까지 넘겨야 하는 숲 해저드 거리는 약 90m
유틸로 세컨 샷. 제법 비거리가 나왔기에 쓰리 온 가능.
첫 홀부터 순조로웠다.
어려운 홀이었지만 파 세이브에 성공.
이번 라운딩에서 유틸리티는 굿샷과 생크로 혼동을 주었다.
양산cc은 전구간이 언듈레이션이 심한 곳이기에
특히나 몸의 위치보다 낮은 쪽에 위치한 공을 때릴 땐
두어 번 생크를 내었다.
쉼 호흡하고 천천히 때린다고 했는데도 몇 번의 생크를 내었던
유틸리티. 역시나 언듈이 심한 곳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어떤 때는 유틸의 힘은 대단했었다.
쭉쭉 뻗어 나가 몇 번 버디 기회를 만들어 주곤 했기에
그날, 병 주고 약 준 유틸리티.
파 3 난이도는 쉽지도 어렵지도 않았다는 느낌.
하지만 한 번은 더블파를 먹었다.
네 번의 파 3 숏게임에서
가온 코스: 2번 홀 120m (보기), 8번 홀 164m (더블파)
누리 코스: 4번 홀 123m (보기), 8번 홀 174m (보기)
가온 코스 8번 홀에서 세컨 샷이 하필 그린 벙커로 들어가
결국 헤매다가 양파 캐고 말았다. 근래 들어 첫 양파 생산. 아주 씁쓰름한 경험을 해야만 했었다.
양산cc은 사진으로 보다시피 아차 하면 다 OB다.
직진성 없으면 산신령 구원은 없다.
그런데 이번 티샷 성공은 100%.
딱 한번 생크를 낸 게 있는데 그것도 그나마 레드 티 아래까지 데굴데굴 굴러서 살긴 살았다.
진행 때문에 멀리건 안 쓰고 그냥 그대로 진행.
ob나 슬라이스는 하나도 없었기에 발전된 모습을 보인 라운딩이라 흡족했었다.
구력 좋은 동반자도
그날 OB 많이 내었다. 비거리 좋다고 좋은 게 아니라 이런 구장에선 직진성만이 살길.
그날, 공은 4개 정도 잃어버렸는데
두 개 정도는 해저드로 나갔고
페어웨이 가장자리에 떨어진 공은 어두워서 굳이 찾지 않았다.
어려운 양산cc에 비한다면 골린이 많이 발전했다는 자평이다.
5번 홀은 파 4 317m. 약한 도그렉 구간.
그 숲을 가로질러 넘기려면 비거리 260~280m 정도를 날려야 하는데
동반자 1명이 아예 작정하고 노림.
공은 멋지게 궤적을 그리며 날아갔고
나는 넘어갔다 여겼음.
하지만 그린 근처까지 가서 찾았지만 결국 공은 찾질 못해 OB 처리.
결국 공은 못 넘어오고 숲으로 들어갔지만 시도는 훌륭했었다.
이런 홀에서는 저런 무모함도 한번 해보고 싶긴 하다
맨날 살기 위해 발버둥만 치는 나 같은 골린에 비하면 참으로 멋진 골퍼가 아닌가.
어설픈 에이밍은 죽음.
나는 어깨 힘을 최대한 빼고 정면으로만 보고 때린다.
이래저래 방향 조금이라도 틀었다가는 양산cc는 그냥 OB다.
이는 하이스트, 동원로얄cc, 동훈 힐마루 같은 산악형 골프장에서 배운 값진 교훈이다.
하이스트에서 하도 슬라이스로 OB을 많이 내봤기에
나름 이런 산악형 골프장에서의 생존 스킬을 좀 터득했다고 해야 하나...
뭐 어쨌든 그날은 100% 살았다.
그날 최고의 이불킥 홀.
8번 홀 파 3 164m.
6번 아이언을 선택했는데 이는 선택의 착오.
잘 때리지도 못하는 6번 아이언을 거리만 보고 판단한 게 실수.
전략적으로 보기 플레이 시도.
하지만 비거리는 짧았고 티샷은 우측으로 떨어짐.
그걸 웨지로 때린 게 하필 벙커로 퐁당.
벙커에서 끄집어낸 게 하필 저 멀리 떨어짐. 쓰리 퍼터 작렬. 결국 양파 캐기에 성공.
니미럴....최악의 숏게임이었다.
하필 세컨 샷이 벙크로 기어 들어갈 줄이야
유틸로 승부를 했었야 했다는 쓰라린 자책.
하지만 웨지로 벙커에 집어 넣은 자체가 골린이 실력.
가온 코스 9번 홀 파 5 550m.
좌도그렉 코스, 정면 그대로 샷. 제법 멋지게 궤적을 그리며 날아갔고
왕관 모양의 벙커까지가 250m, 그 언저리에 공이 있었느니 대략 220m 수준으로 날아간 듯.
하지만 유틸로 세컷 샷,
생크가 났고 데굴데굴 굴러간 공을 다시 8번 아이언으로 공략.
공은그린 근처 좌측 풀 숲 가장자리에 떨어짐
이걸 다시 웨지로 올렸더니 그린 저 쪽 끝으로 떨어져 거의 22m 롱퍼터 시전.
방금 전 8번 홀에서 양파를 수확했기에
이번 홀에서 또 악재를 넘기지 못하면 점수는 그야말로 개망의 처지.
위기의 순간이었다.
그런데 이럴수가
22m을 투 퍼터로 홀 인. 극적으로 보기에 성공
비록 보기였지만 정말 멋진 퍼터의 순간.
"때론 과감하 게"
'그날의 교훈'을 절실히 느낀 순간이었다.
한숨 돌리고 이제 in 코스 나루 코스.
예전 경험을 해봤지만 그건 그때의 일이고
오늘은 또 다른 오늘.
경험과 실력은 별개의 문제.
"양산은 무조건 직진성"이라는 격언은 그때 깨달았기 때문에
오늘은 작정하고 어깨에 힘을 빼고 티샷했었다.
가볍게 채를 던지듯 툭하고 친다는 느낌으로만 계속 때렸더니
비거리나 직진성 모두 양호.
동반자들 만큼이나 비슷하게 보낸 것으로 보인다.
그날 다들 장타자만 모였다.
총 4번의 파 5에서
가온 코스: 1번 홀 444m (파), 9번 홀 503m (보기)
누리 코스: 1번 홀 462m (파), 6번 홀 462m (파)
파 3번 , 보기 1번으로 아주 훌륭하 게 파 5 성적을 거뒀다.
이는 유틸이 가져다 준 선물. 세컨과 써드 샷 모두 유틸로 승부했는데 아주 상쾌하게 날았다.
쓰리 온 성공 그리고 투 퍼터 홀 인.
그날 유독 파 5에서 퍼터감도 좋았다.
하지만 버디 성공을 못한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누리 코스 4번 홀 파 3.
7번 아이언 공략했지만 우측 벙커로 인.
그러나 멋지게 탈출
롱퍼터 시전. 투 퍼터로 홀 인.
보기 성공.
5번 홀에서 트리플.
왜?
사실 나는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데 스코어 카드엔 트리플로 기록되어 있는 게 아닌가.
아마 다른 동반자와 헷갈린 게 아닌가 싶다.
트리플 할 이유가 전혀 없었기에 말이다.
최종 90타가 나왔기에 점수로서는 아쉽다.
90타와 89타가 같은 느낌은 아니기에 말이다.
나 같이 점수 한 점 한 점에 연연하는 사람들에겐 중요한 문제다.
90타 기록을 깰 수 있었지만 어쩌겠는가 이또한 캐디의 일이니.
그날 스코어는 캐디의 관용성 혜택 보다는 오히려 더 늘어(?)난 게 아닌가 싶다.
0 1 1 2 1 1 1 3 1 1 1 0 1 3 0 0 1 0
더블보기 1번
파 3 더블파 1번
파 4 트리플 1번
파 5번
보기 10번
아쉽게도 점수는 90.
조금만 더 다듬으면 보기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어렵다는 양산cc에서 거둔 값진 스코어다.
누리 코스 6번 홀 파 5.
여기가 누리 코스에서는 가장 인상적인 시그니처 홀.
언덕 위에서 아래로 시원하 게 펼쳐진 페어웨이를 보며 때리면 된다.
우측이 낭떠러지 OB 구역, 심리적으로 왼쪽으로 보게 되어 있는 홀.
그러다 왼편 숲으로 보내는 경우가 많다. 나도 앞전에는 그랬기에 말이다.
이번에는 정중앙으로 티샷, 멋지게 성공했고 비거리는 대략 200m 정도.
동반자들 두 명은 OB.
유틸로 연거푸 써드 샷까지 때렸더니 아슬하게 온.
버디 찬스, 하지만 투 퍼터 홀 인으로 아쉽게 파로 마무리.
7번 홀 투 온 버디 찬스.
하지만 아쉽게 파.
투 퍼터 홀 인.
그날 퍼터는 오케이 보다 홀 인이 더 많았던 날이 아니였나 싶을 정도.
파 3는 원 온이 기본이다.
그러나 거리가 먼 홀은 나 같은 골린이는 원 온을 목적으로 하기 보다
보기 플레이로 수정해서 투 온을 목표로 잡는다.
160m 이상 심지어 200m 남짓한 파 3 홀은 언감생심
골린이에게 원 온 미션은 어렵다.
유틸로 티샷했고 아쉽게도 우측에 안착.
다행히 어프로치 적중해서 투 퍼터 홀 인으로 보기 성공.
파 3 롱 홀에서 보기 전략이면 성공이란 자평이다.
마지막 누리 코스 9번 홀 파 4.
사용하지 않은 멀리건까지 준비하고 티샷했지만
아주 양호하게 페어웨이 안착.
그날은 멀리건 사용하지 않았음
마지막이라서 그런지 몸도 풀렸고
멋지게 투 온 성공.
막 홀을 버디로 장식하나 싶었지만
아쉽게 파로 마무리.
파 3 양파 수확이 가장 아쉬었던 라운딩.
그리고 원인모를 파 4에서의 트리플 성적.
90타를 깨지 못한 아쉬움은
다음 또 도전을 위한 원동력이라고 본다.
이불킥은 오늘도 마찬가지.
골린이가 양산cc에서 이 정도면 잘했다는 스스로의 자찬이다.
무엇보다 양산cc는 지금껏 다닌 골프장 중
제일 액티비티하고 스릴있는 구장으로 엄지척으로 꼽는 최고의 필드다.
가온 코스 1번 홀
누리 코스 6번 홀
마루 코스 2번 홀
이런 홀은 양산cc가 가진 최고의 매력적인 홀이자
타 골프장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곳이다.
골퍼의 모험심과 도전심을 자극하는 곳, 양산cc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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