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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일반산행기

구만산장~구만산~구만폭포

by 구상나무향기 2020.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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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만산

 

 

 

구만산, 임진왜란 때 9만여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전란을 피해 

이곳에 몸을 숨겼다고 전해져 구만산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그 당시에 9만이란 숫자는 임진왜란 시 전쟁에 투입한 조선군의 병력 숫자(97,000명)와

버금가니 이런 대규모의 인력이 이곳에 숨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이는 '9'와 '12'의 숫자가 가지는 의미,

즉 '매우 많다'의 최고의 수를 뜻하는 것.

 

구만산이 품은 통수골에 '억시' 많은 사람이 살았다는 의미로 딴은 해석되는 바

그냥 그렇다는 애기다.

 

 

 

 

구만산 아래 통수골 그리고 맞은편 고추봉

 

 

계곡은 주차장에서 시작되지만

탐방로는 구만암까지 차량 통행이 가능한 넓은 길이다.

 

구만암에선 계곡 물길을 따라 구만폭포(1.76km)로 가는 길과

오른쪽 산으로 붙어 구만산 정상(4.5km)으로 가는 길로 나뉜다.

 

가라마을의 한가한 터에 차량을 주차하고

구만산장에서 우측 능선으로 붙었다.

 

 

 

 

 

 

 

"아이고 니미럴"

 

시작부터 길은 오리무중.

이리저리 얽히고설킨 길들이 능선으로 이어진다.

 

구만산장에서 능선으로 붙는 길을 막아 두어

여불데기의 토끼길로 접어들어 능선에 붙었는데 시작부터 열불이다.

 

구만암에서 능선으로 가는 길과

구만사에서도 능선으로 붙는 길이 있지만

 

구만산장의 길이 적당하다 싶어 붙었는데 시작부터 진을 뺀 것이다.

 

"하여튼 어디를 가도 편안한 길로는 안 가네"

동료의 투덜거림이 구만산 자락에 울린다.

 

어쨌든 팔자가 사납다.

 

 

 

역마살 달인의 햇볕 피하는 법, 엄청 더웠다.

 

 

능선에 붙으면 우측 풍경이 그림처럼 다가온다.

날씨가 화창하지 못해 뿌연 박무로 시야를 가리지만

 

운문산과 가지산의 위세는 멀리서도 기운이 느껴질 정도다.

 

지척의 북암산과 억산의 우락부락한 암벽의

고압적인 면모는 이곳에선 한눈에 드러나는 절경.

 

사뭇 영남알프스 풍경 중 가히 으뜸이다.

 

 

 

배내골과 봉의저수지

 

 

땀방울은 연신 입속을 파고들지만

이 열기가 나름 즐겁다.

 

후끈 달아 오른 열정의 카타르시스는 이때가 아니면 즐기기 힘들다.

 

'이열치열'

 

딱 맞는 지금의 표현.

 

"더운데 시원하다."

이 의미가 궁금하다면 산에 올라 열을 뿜어 내 보시라

 

 

 

 

맞은편 북암산 그리고 다양한 영남알프스의 봉우리들

 

 

생각보다 지루한 시간이다.

구만산 정상까지 3시간이나 걸렸으니

 

더운 여름의 나른한 산행을 감안하더라도 쉬운 걸음은 아녔음이다.

 

갈림길이 나오는 곳, 바로 봉의저수지로 내려가는 길.

가인계곡 방향이다.

 

가인계곡이 사실 이 통수골 보다 더 깊고 험하다.

왜 통수골이 경남 3대 계곡인지 의문스러운데

 

가인계곡과 통수골.

 

한 여름 물 많은 철에 다녀본 경험으로 따지면

가인계곡이 더 깊고 수량이 풍부한 골짜기다.

 

 

 

봉의저수지가 가인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구만산 정상 300m를 남긴 지점 갈림길은 억산과 운문산으로 가는 길이다.

특히 5.3km 바깥에 있는 억산(億山)과 운문산은 산객에게 인기 있는 산행지.

 

억산 방향으로 약간 진행하다가 운문지맥를 타고 

고추봉으로 해서 통수골로 내려올 수 있는 원점회귀 산행도 가능하다.

 

통수골을 제외하고 능선 산행만 알차게 타고 싶으면

추천하지만

 

여름 나절 시원한 계곡을 품고 싶다면 통수골 하산을 추천.

 

 

 

 

 

구만산 정상.

 

 

통수골, 왜 이 골짜기가 경남 3대 계곡이라 칭하는지 모를 일.

누가 그런 소리를 만들었는지는 참으로 억지스럽다.

 

경남에 얼마나 웅장하고 깊고 깊은 골짜기가 많은데

구만산의 이 통수골이 3대 계곡 반열이라면 이웃 가인계곡이 웃을 일이다.

 

물론 이 계곡의 지세가 얕다고는 볼 수 없으나

3대 계곡 운운할 정도는 아니다.

 

 

 

하산하면서 본 통수골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역대급 장마로 인해

온 산의 계곡마다 물로 가득해 다니기 힘들 정도의 기세였었다.

 

그런데 불과 며칠 만에 이 계곡은 거의 말라 버린 수준.

이 계곡이 과연 수려한 지에 대해선 함구할 요령이다.

 

자고로 계곡은 물이 가득해야 볼품이 있는 법.

통수골은 역대급 장마에도 불구하고 '가뭄의 어느 날'에 맞닥드린 계곡 모습이었다.

 

 

 

 

 

 

구만폭포에서 보이는 거대한 바위의 장벽은

통수골 최대의 볼거리다.

 

거대한 암벽의 고압적인 자태에 산객의 놀라움은 경이로움으로 바뀐다.

 

그 아래 아득한 낭떠러지

나도 모르게 난간에 부여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구만폭포의 물줄기는

그랑플라스 광장의 오줌 누는 소년상 수준.

 

그 아래 물줄기를 즐기는 피서객도 서너 명 있었지만

그 많던 물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계곡은 벌써 다 말라버렸다.

 

 

 

구만폭포

 

 

 

조력자가 있거나 택시 등을 이용한다면

구만산을 통해 억산과 운문산 심지어 가지산까지 간다면 하루 온종일 코스가 가능하다.

 

구만산 인근에서 긴 원점회귀를 원한다면 구만산을 조금 지나면 운문지맥을 타고 고추봉으로 하산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시원한 여름의 품격을 즐기고 싶다면

당연 통수골로 하산해야 할 것이다. 이래나 저래나 6시간 이상 소요되는 여정.

 

거리는 10km.

 

 

 

구만산 지도.

 

 

구만산은 10여 전 산행했던 경험이 있지만

이미 머릿속 지우개가 싹 지웠는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

 

폭염의 품격 속, 열정 깊게 뙤약볕을 즐긴 구만산.

 

영남알프스 좌측에 위치한 최고봉 구만산은

인근 억산과 북암산 자락과 함께 즐겨 불 수 있는 최고의 명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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