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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일반산행기

북암산~문바위~가인계곡

by 구상나무향기 2019.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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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락가락한다


"비 오잖아 산에 가면 안 돼"

"가서 비 오면 다른 데서 놀면 되지!"


의견의 충돌이다.


우중충한

주말 날씨를 지켜보던 역마살 달인의 결론은


"마..비가 오든 말든 일단은 집을 나가자"






<사과가 익어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비는 오지 않았고 날씨만 잔뜩 흐렸던

그날 산행이었다.


무덥고 습한 흐린 날.


마치 습식 사우나에 갇힌 듯 땀방울을 짜내면서

걸어야 했던 고행의 길이었다.


비를 맞은 거나 진배없을

흠뻑 젖어들었던 그날. 계곡이 없었으면 아마 쓰러졌을 것이다.






<인골산장이 들머리>





인골산장에 대한 추억은 참으로 아스라하다.


오래 전, 나는 이 가인계곡과

북암산을 올랐던 기억이 있는데 그땐 이리 무더울 시기가 아니였던 지라


그리 어려운 산행이 아니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즐겁게 산행하고

인골산장에서 오리고기를 먹었던 기억만 솔솔했는데


정작 산길은 전혀 기억에 없었다.





<오늘의 목적지는 문바위>




북암산에서 문바위까지는

조망이 무척 좋은 곳이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터럭에 앉아

숲의 기운을 느껴도 좋을 곳.


하지만


심술진 산도깨비의 장난에

짙은 산안개가 넘실거려 조망이라곤 눈꼽만치도 없었다.





<북암산은 평범한 돌무더기>




인골산장에서 북암산까지는 급경사의 오르막.


허벅지의 인내와

달궈진 심폐기능에 땀을 바가지로 흘린 시간이었다.


"뭐 여름 산행이 다 그렇치"

인내하며 걷다보니 땀방울이 연신 입으로 스며든다.





<산안개가 가득>






"뭐야 길이 없잖아"


북암산가는 이정표가 있는 곳.


오룩스맵에는 가인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선명하다.

하지만 길은 아무리 찾아도 없다.


가인계곡으로 가장 빠르게 내려가는

길이 오룩스맵에 있길래 이 길로 내려갈 생각이었지만


곧 생각을 접었다.

안전한 길이 일단은 우선이기 때문이다.


오룩스맵에 나와있는 저 길은

뚜렷한 길이 아닌 개척산행 코스다. 길은 없다.







<오룩스맵만 믿으면 안 된다>





이런 길은 또다시 나온다.

북암산을 지나 문바위 가기 전.


운곡폭포로 떨어지는 길이 있다고 되어있다.

심지어 '길있음'이라고 표시까지 되어 있지만


길의 흔적은 전혀 없다. 그냥 숲이다.

들머리의 흔적이나 표지기도 없다.











운곡폭포로 가는 길은 문바위 가기 전,

희미한 들머리가 있고 표지기가 달려있지만


아주 희미한 길이고 급경사의 험한 길로 보여

내려갈 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사고는 동네 뒷산에서 잘 나는법이다.


방심은 금물.


영남알프스라고 해도

암벽이 많아 뚜렷한 길이 아니면 매우 위험하다









오룩스맵을 믿고 왔지만

현실과는 좀 다르다.


지리산도 이거 믿고 갔다가 식겁했던 전력이 있고 보면

어찌되었든 참고만 하고


무작정 의지만 하면 안 될 것이다.

그래도 도움이 많이 되는 오룩스맵이다.











산안개로 둘러싸인 문바위.


조망은 의미가 없어

인계곡으로 바로 떨어진다.


30여분 가량을 쉬지 않고 내려오면

비로소 계곡으로 내리선다.






사실 가인계곡은 그리 수량이 풍부한 곳은 아니다.


최근 내린 비로 인해 수량이 제법 불어

시원한 계곡으로 탈바꿈했다.


가인계곡은 영남알프스의 계곡치고는

제법 크고 깊은 편이다.







땀에 쩔은 몸을

계곡에 냅다 집어 던져 보았다.


어찌나 시원하든지


재약산 기슭, 주암계곡에 작년 야영겸 시원하 게

여름을 즐겼던 적이 있었는데

하지만 깊고 은밀하기는 가인계곡이 더 나은편이다.











영남알프스에도 이런

숨은 계곡이 더러 있으니 잘 찾아 산행 계획을 세우면


시원한 여름 테마 산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국내의 산은 대부분은 골이 발달되어 있기에

어디가나 계곡이 있기 마련이다.


여름, 계곡 산행이라는 콜라보가 형성되는 곳으로

떠나보자.


그래도 올여름은 작년보다는 덜해

그나마 다행이다. 작년은 정말 쪄 죽는줄 알았다.








물가에 텐트치고 하룻밤 묵어가는 사람들의

망중한이 마냥 그립다.


바야흐로 방랑의 계절, 여름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구만산과 갈림길 이정표다.


가인계곡은 억산과 구만산 사이에 난 협곡이기에

좌측으로 가면 구만산

우측으로 가면 억산이다.


북암산으로 올라 억산에서 구만산으로

환종주 산행을 하면 제법 개운한 산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럴 경우 16km, 약 9시간 정도 소요된다.








드디어 봉의저수지에 도착한다.

가인저수리라고도 불리는 저수지인데 우기인지라


물이 제법 넘실댄다.







산행시간은 6시간

거리는 9km


인곡회관~인골산장~북암산~문바위~가인계곡~봉의저수지~인곡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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