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산행기/지리산행기

지리산 도솔암 산행

구상나무향기 2019. 4. 2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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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솔암에서 바라보는 천왕봉>




도솔암(兜率庵), 전국에 도솔암이란 이름을 가진 암자는

부지기수다.


'도솔천을 거느린 암자'라는 뜻인데


'도(兜)'가 바로 불가에서 말하는 이상향의 장소, 도솔천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지리산 심심산골 중턱에 위치한 도솔암은


나에겐 매우 특별한 장소이자

예쁜 추억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어느 조망터에서 본 천왕봉>




"이상하네 이 길이 아니였는데"

몇 해 전 나는 이 길을 통해 도솔암에서 시작하는 7암자 순례길을 한 적이 있었다.


길은 뚜렷했고 편안했던 기억이 분명했다.


하지만

도솔암에서 영원능선으로 향하는 길은 소멸했고 흔적 조차 없었다.


오룩스맵에서 알려주는 파란색의 선만이 "이게 길이야"라고

알려줄 뿐.


등로는 오리무중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은 늘 일어나는 법.


오룩스맵을 따라 왔는데

길은 전혀 다른 곳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때는 이정표가 있었고

등로도 뚜렷했는데 지금은 이정표도 치워지고 사람 발길이 뜸해져

길이 희미해진 듯하다.


사실 이제야 알게 되었지만

등로 뚜렷한 길의 들머리는 우측. 나는 좌측 오룩스맵을 따라 골짜기로 향했기 때문이다.


사실 오룩스맵이 이끄는 길은

전형적인 개척산행 형태의 빨치산 전용이었다.


"그래도 오룩스맵이 맞겠지"라며 신뢰했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닌듯 하다.






<도솔암 뒤 바위에서 본 영원사>




영원능선에서 다시 도솔암으로 내려가고자 한건 아니였다.


"어 능선이 왜 저기에 있지"


다소 뚜렷한 길을 따라 이르니

능선이 점점 멀어지고 있기에 오룩스맵을 뒤져보니 다시 도솔암으로 내려가는 길이었다.


원래 계획은

영원능선을 타고 영원재에서 영원사로 하산하는 그림이었는데


어긋난 산행.


다시 이으려면 떨어진 거리만큼 다시 돌아가야 할 일.


갈등이 등허리를 타고 머리까지 이른 시간은 불과 3초.


"도솔암으로 가서 빨랑 내려가자"







<삼정산으로 이어지는 영원능선>





영원사가 아늑히 내려다 보이는

산정의 터럭에서 즐기는 오수도 딴은 나쁘지 않음이다.


삼정산 능선과 영원봉이 한눈에 보이는

천혜의 장소에서


봄의 오수가 이다지도 즐겁고 낭만적인지 그건 겪어본 사람만 아는 서정.


한잔 막걸리에

목을 축이고 엉덩이를 떨추니


도솔암 축담으로 내리선다.









도솔암에서 영원사로

다시 하산하니 산행시간은 5시간을 기록한다.


굼벵이도 이런 굼벵이가 없다.

거리는 약 5km. 너무 사부 자기 걸었다.





<도솔암>





봄의 낭만이 가장 잘 표현되는 멋진 장소

와운마을이다.


와운의 봄은

지리산에서도 가장 서정적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어찌 색감이 이다지도 이쁜지

감탄이 절로 나는 봄의 풍경 속, 지리산 오지 와운마을.






<와운마을>





뜬금없이 이곳에서 산채정식을 먹다가

발견한 개당귀다.


쓴맛을 강하게 풍기는 나물이 있어

쥔장에게 물었더니 세상에 개당귀란다.


개당귀를 금죽이라 부르고

강원도에서 묵나물로 즐긴다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지리산에서도 먹는지 처음 알았다.


맛은 쌉쓰럼한 쓴맛이 전부다.

강한 쓴맛인지라 사실 나물의 풍미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개당귀를 먹게 될 줄이야

나는 처음 먹어봤다.






<반찬으로 나온 개당귀 장아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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