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산행기/지리산행기

한신지곡~세석대피소 (1박)~한신계곡

구상나무향기 2019. 7. 1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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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령폭포>

 

 

 

 

한신지곡, 지리산에서 이렇게 멋진 계곡도 드물듯하다.

물론 뱀사골이나 칠선계곡 등 지리산엔 다양한 깊은 계곡을 품고 있지만

 

폭포로 나열되는

순위로 따지자면 사실 한신지곡이 단연 1위가 아닐까 싶다.

 

 

 

 

 

<한신지곡의 폭포>

 

 

 

나는 20년 동안 200회 가까운 지리산행을 다녔다.

그동안 한 번도 형제들하고 같이 산행할 거란 생각을 못해봤는데

 

나 외엔 산행을 즐기는 형제도 없었고

다들 취미생활이 나랑 다른 탓이다.

 

그런데 어느부터인가 반백이 훨 넘은 큰형님이

산행을 시작하더니 이젠 제법 산꾼 티를 내신다.

 

 

 

 

 

 

<상단에 있는 내림폭포>

 

 

 

산꾼의 기질, 산을 오르고픈 열망은 다들 똑같을 것이다.

 

더 깊고

더 멋진 산을 오르고 싶은 열망.

 

난 그 열망에 불을 지폈고

날아든 답은 역시나 "지리산에 가자"로 화답 받았다.

 

 

 

 

 

 

 

 

 

 

 

다만, 체력에 대한 안배를 위해

대피소에 하룻밤을 보내는 것으로 정하고 다음 날은

편한 반나절 산행을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예전 같으면 성질 급하게  하루나절에 돌았을 코스지만

이젠 나이가 성질을 부린다.

 

 

 

 

 

<세잎종덩굴>

 

 

 

 

 

10시경 백무동에 도착해

여유 있는 산행을 통해 모처럼 큰형님과의 회포를 더한다.

 

한신지곡에 대한 경험이 몇 번 있었지만

그래도 비지정에 대한 산행은 언제나 조심과 또 조심을 해야 하는 길들이다.

 

산 앞에서는 늘 겸손.

특히 상대방은 지리산이다.

 

 

 

 

 

<팔팔폭포>

 

 

 

초입부터 시작하는 폭포의 풍경은 점입가경으로 다가온다.

가면갈수록 더욱 더 웅장한 폭포들이 나열되는 곳, 한신지곡이다.

 

한신계곡 본류에서 갈라진 한신지곡.

 

지곡이란 말에 작은 계곡이라 여기며 쉽게 생각했다간 큰 코 다친다.

한신지곡은 어느 계곡보다 길며 험하다.

 

말이 지곡이지 실상 큰 계곡이다.

 

 

 

 

<한신지곡 폭포>

 

 

 

"아이고 아이고 허벅지야"

 

어찌나 바위와 바위, 그리고 암벽 사이를 타고 내리고 올랐는지

나중에는 허벅지가 아파서 식겁했었다.

 

허벅지 근육에 나름 자신했던 나인데

한신지곡 앞에선 무용지물.

 

한신지곡을 벗어날 땐 허벅지를 주무르며 고통을 달래야 했었다.

 

 

 

 

 

 

 

 

 

 

내림폭포를 오르고 나면

 

한신지곡 좌골과 우골로 나누는 합수부에 서게 되는데

여기서 좌골로 가면 장터목대피소 길목으로 올라가고

 

우골로 오르면 연하봉으로 뚫고 나오게 된다.

 

어느 방향이든 사실 쉬운 곳은 없지만

그래도 우골이 더 험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나는 좌골로 향했다.

 

 

 

 

 

 

 

 

 

 

 

장군대를 지나고 나면

그때부터는 계곡을 벗어나 산길을 오르게 되는데

 

오르막 오를 때, 제법 허벅지가 쓰라렸다.

 

바위 탈 때 생긴 텐션이

오르막에서 발목을 잡아 식겁했었다.

 

허벅지를 두드리며

 

장군대에서 1시간 가량 오르니

비로소 길목에 선다.

 

 

 

 

 

<왼쪽 바위가 장군대 그리고 함양폭포>

 

 

 

 

10시 백무동 주차장에서 출발해

 

중간에 점심 먹고

 

15시 50분에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했으니

 

백무동에서 5시간 50분 걸렸다.

 

 

 

 

 

<탈출>

 

 

 

"우와 지리산에 이런 곳이 있었나"

 

사실 지리산에 처음 가는 사람들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길이 있다면 바로 이곳 연하선경이다.

 

이름도 거창한 연하선경.

 

연하봉과 촛대봉 사이의 구간이

선경같이 아름답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연하선경.

 

 

 

 

 

 

 

<장터목대피소>

 

 

 

 

날씨가 맑았다.

작년, 더워도 너무 더운 이맘때였는데

 

지금은 산들바람이 아주 시원하 게 불어오는

낭만의 지리산이다.

 

그림 같은 풍경 속, 산행의 행복은 배가 된다.

 

 

 

 

 

<연하선경>

 

 

 

우리 산야에 어찌 이런 풍경을

빼놓을 수 있으랴

 

어디를 가더라도 손색없을 멋진 풍경.

 

지리산 속에 품어 든

연하선경의 절경에 감탄하며 걷다 보니 어느덧 촛대봉이다.

 

 

 

 

 

 

 

 


<연하선경 뒤로 보이는 천왕봉>

 

 

 

 

장터목대피소에서 15시 50분에 출발해

18시에 세석대피소에 도착했으니

 

2시간가량이 소요되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 드는 세석평전.

 

방을 배정받고 식사 준비를 하니

이 또한 재미고 행복이다.

 

큰 형님과 함께한 지리산의 시간,

소중한 추억이자 행복한 시간으로 갈무리될 것이다.

 

 

 

 

 

 

 

<연하선경에 부는 바람>

 

 

 

다음 날.

 

세석대피소에서 한신계곡을 타고

백무동으로 내려가는데

 

3~4시간 가량 소요된다.

 

이 길은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계곡이 곳곳에 발달되어 있어

계곡을 보는 재미가 매우 솔솔하다.

 

한신계곡, 그 규모와 지세가 칠선계곡에 버금이다.

 

 



 

 

 

<하산 길>

 

 

 

 

 

초반 2km 가량은 매우 급경사의 내리막이기 때문에

이 구간만 조심하면 대체적으로 평이하고 길은 험하지 않다.

 

우측에 아주 멋진 계곡과 폭포를

보면서 하산하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는 한신계곡.

 

 

 

 

 

 

 

 

 

 

 

한신계곡이라 불리는 이유는 매우 다양한 데

예전 김유신이 이끄는 신라와 이곳 터줏대감인 가야와 맞붙을 시기

 

그때 가야의 대장군(또는 왕) 한신이 이곳에서

항전했다 하여 한신계곡이라 하는 전설이 있고

 

한여름에도 한기를 느낀다 하여 한신계곡이라 하기도 한다.

 

 

 

 

 

<가네소 폭포>

 

 

 

일련의 무리들이

엄청나 게 꼬리를 물었다.

 

많은 인파들은 다들 어디로 가는가

 

백무동주차장에 들어서니

산객을 실어 나른 수많은 버스들이 도열되어

 

관광지 마냥 울긋불긋하다.

 

번잡한 곳을 벗어나 이곳에 왔는데

이곳이 되려 더 번잡하니 아이러니한 세상이다.

 

 

 

 

 

 

 

 

서둘러 벗어나니 아직 정오가 채 되지 않은 시각.

이렇게 빨리 지리산을 벗어나는 경우도 드물지 싶다만

 

욕심은 늘 화를 부르는 법

적당하 게 지리산에 머물며 그 기운을 받았으니

 

이제 또 살 기운이 날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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