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미얀마 배낭여행기

바간 여행: 쉐지곤, 틸로민로, 아난다, 쉐레익투 파야

구상나무향기 2017. 7. 2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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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간의 유적>





바간, 미얀마 최대 관광지이자 가장 핵심적인 곳.

인레 호수와 더불어 바간은 미얀마 여행의 대명사격인데


미얀마가 품은 경이로운 유적지이자

오래 전 황금 불탑의 나라를

건설했던 왕조의 원대한 꿈이 깃든 땅, 바로 바간이다.








바간 왕조가 이룩한 찬란한 문화는 지금도 벼가 익어가는 들판 한가운데

밀림과도 같은 수풀 속, 붉은 흙 가득한 벌판 위로 우뚝 솟아 있다.


시선이 닿는 곳마다 1,000년 역사를 간직한 불탑과 사원이 자리하는데


바간 전역에 흩어져 있는 유적이 몇 개인지는 오리무중.

다만, 2,500여 개의 유적 정도로 추정한다고 한다.






<참배하는 스님>




42㎦에 해당하는 드넓은 바간.

냥우, 올드 바간, 뉴 바간, 민카바로 나뉘는데


냥우는 여행자를 위한 편의 시설이 밀집돼 있어 바간 여행의 베이스캠프로 삼기 좋은 곳이다.


올드 바간은 가장 유명한 유적이 모여 있는 곳이라 바간 여행의 핵심 지역.


뉴 바간은 1990년 주민들을 이주시켜 만든 새로운 마을인데 새로 지은 호텔들이 많고

깔끔한 레스토랑들이 많은 곳이다.


민카바는 올드 바간과 뉴 바간 사이에 위치한 유적지다.





<쉐지곤 파야>




모힝가를 아주 맛있게 먹고서는 택시기사 '쪼쪼'에게 물어본다.


"내가 지도를 펼쳐보니 너무 많아 어디를 가야 할지 모르겠다."


"걱정마라 내가 쌈빡한데 많이 안다"


"몇 군데 둘러보노"


"니가 원하는 데까지 다 데불다 줄께"


짠~하면서 꺼낸 쪼쪼의 지도엔 유적지가 빼꼭히 기록되어 있었다.


"자~ 가자 한국의 이방인이여"










쉐지곤 파야, 가장 처음 둘러본 바간의 유적지.

바간에선 성지로 통한다.


그 이유는

부처의 이마뼈와 치아 사리가 이곳 쉐지곤 파야에 봉인되어 있기 때문인데


기원전  1,085년에 완성되었고

쉐지곤 파야(shwezigon paya)는 '황금 모래 언덕에 세워진 불탑'을 뜻한다.







상층부는 지진 후 복원되었고

나머지 기단부는 여전히 공사 중이다.


물 웅덩이에 비춘 탑의 그림자를 보아야 된다고 하는데

내가 책자를 늦게 꺼내는 바람에

그 내용을 알지 못했다. 나중 택시타고 가면서 무릎을 쳤다.


"아 물 웅덩이를 못 봤네"








아줌씨들도 이곳 쉐지곤 파야를 찾아 즐기는 모습들이다.


내가 그들을 찍으니

그들도 나를 찍고 있었다.


"같이 사진이나 찍자고 할걸"





<동네 아줌씨>




쉐지곤 파야를 나오는데 일련의 스님들이

탁발을 하는 장면을 목격하였다.








미얀마나 라오스 같은 불교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탁발의 행렬인데


이방인들에게 그자체로 볼거리가 된다.


사진 촬영에 제약은 없지만,

스님 앞을 막는다든지 가까이서 찍는 건 불경스럽게 생각하니

멀리서 조용히 지켜만 보면 된다.


외국인이 직접 공양할 순 없다는데 만달레이의 사원에서는

가능하다고 한다.




<탁발하는 스님들>




바간에서 유명한 유적지 위주로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꼭 그런데만 둘러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 있는 유적지에서도

충분한 감흥과 정서를 느낄 수 있기에


바간을 느껴보고 그리고 그들의 문화에 잠시나마 동회되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유적지를 다 기억하지 못한다.

비슷비슷하고 너무 많은 곳을 찾아다녔기 때문인데


택시로 돌았더니 워낙에 많이 다녔었다.




<어딘지 모름>





와불상에 금박을 입히면서

소원을 빌며 기도하는 게 미얀마식 참배 방법이다.


미얀마 어느 사원을 가더라도

부처님에겐 저렇게 금박을 입히는데


만달레이 마하무니 파야에 가면 금박을 입힌 부처님이

점점 비대해져 가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심지어 인레 파웅도우 파야에 가면

아예 부처님 형상이 사라질 정도로 금박을 입힌다.






<금박을 붙히자>





냥우부터 올드 바간으로 순서대로 유적지를 훑고 갔는데

일일이 기록하고 적는게 아닌지라


사실 어디가 어디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이름도 어려워 외웠다하면 내 머리 속 지우개가 번번히 싹 지워버린다.


여긴 바간이다.

그저 바간의 유적지를 즐기면 그뿐.






<어딘지 모름>





유적지 관리인들이 생계를 이어가는 수단으로

입구에 기념품들을 팔기도 한다.


그림도 있고 여러 잡화들을 많이 파는데,

편의상 관리인으로 부르지만 이들은 자발적으로 사원을 돌보며 그곳에서 판매하는

기념품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토박이 주민들이다.




<마음에 들면 기꺼이 사보자>




바간에서는 이런 돌탑을 쉽게 만날 수 있는데

이 모든 게 바간을 이루는 유적지이기에


바쁘게 움직이지 말고

잠시 머물다 가보자.


유명한 유적지가 아니라도 볼게 많다.









틸로민로 파야(Htilominlo paya),

'우산의 뜻대로, 왕의 뜻대로'라는 뜻이다


뭔소리일까?


바간 왕조의 왕이 신성한 의미가 있는 흰우산을 던져 그 머리가 향하는 곳에 자리한 아들에게

왕위를 몰려 주기로 한 것.


우산이 가리킨 곳은 막내 아들이 있는 곳이었고, 그는 곧 왕이 되었다.

그가 바로 이 사원을 건립한 틸로민로 왕이다.





<틸로민로 파야>




왕위 계승을 우산으로 던져 해결하는 자체가 참 특이하기도 하지만


수많은 아들 중에 권력 서열이 가장 낮은 막내가 왕이 된 건

신성한 우산을 통해 '신의 허락'이라는 합리화가 담겨져 있지 않나 싶다.


뭐 다 우기면 된다.


심지어 부처도 마야 부인 옆구리에서 태어났다고 하고

예수는 처녀의 몸에서 태어났다는데


뭐 확인할 방법이 있나?








목이 말라 코코넛을 힘껏 빨아 마셔봤다.


대게는 아이스박스에 넣어 시원하 게 팔기 때문에

물대신 코코넛 쥬스를 마셔 보자.


갈증 해소엔 탁월하다.

1,500짯 정도 하는데 500짯하는 망고도 짤라서 많이 판다.


군데군데 먹거리를 팔고 있어

이것저것 주저 없이 사먹어봤다. 특히 과일만 보면 종류를 가리지 않고 사먹었다.








쉐레익투(shweleiktoo paya) 파야

틸로민로 파야 근처에 있는데 유명하지 않아 조용한 유적지다.


그런데도 규모가 제법 커다.

이 쉐레익투 파야 내부에서 바깥으로 나가는 통로가 있다 하는데

구태여 들어가 보진 않았다.




<쉐레익투 파야>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어디가 어디인지 꼭 이름을 알아야 할 정도까진 아니기에


매우 유명한 사원 몇 군데를 제외하곤

흔한 '바간의 유적지'로 생각하는 게 더 나을듯 하다.








쉐레익투 파야는 조용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바간의 정서를 느끼게 해주는 유적지다.


시원한 바람이라도 한차례 불어주면

저 돌탑 모통이 어느 곳에서 푹 쉬고 가면 딱 좋을 곳이다.







어디를 가더라도

유적지는 그 자체로 훌륭한 피사체가 된다.



나도 원없이 찍고 또 찍어봤다.

물론, 작품은 없다.




<바간의 유적지>




유적지 위에서

또는 유적지 근처에서 마구 잡이로 셔터를 눌러도 정서는 매우 풍부하게 표현 된다.


바간에서 느낀 정서는 평화 그 자체였다.






<평화>





아난다(Ananda paya) 파야, 미얀마를 소개하는 영상 중


바간에서

아마도 가장 많이 소개된 유적지가 아닌가 싶다.


나도 미얀마 여행 오기 전, 여행 프로그램에서

몇 번 본 적이 있었을 정도다.





<아난다 파야>




아난다 파야는

바간 왕조를 통틀어 최고 걸작으로 일컬어지는 사원이기 때문이다.


건축적으로 완변한 균형미를 갖춘 것은 물론

종교적으로도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박을 붙이자>





나도 금박을 부처님에게 붙여봤다.

입구에서 금박을 팔기에 쉽게 구입할 수 있었는데


두 장에 천짯.


핑크색 종이를 떼면 금박이 나온다.


종교를 떠나서

체험이라 생각하고 여행을 즐겨보자.


난들 불교 신자라서 그런 거겠나

그들 신앙에 대한 존종과 '여행자가 가지는 동화'의 의미다.




<분홍 종이를 떼면 금박이 나온다.>




아난다 파야는 정사각형 기본 구조에 사방의 입구에 입불상을 모셨다.

총 4개의 9m 입불상이 있는데 서쪽이 석가모니불이다.


입불상은 부처의 출현 이전에 존재했다고 하는 과거불이라고 하는데

부처님도 한 때 사람이었으니

이 과거불 또한 수도했던 수도승이었을 것이다.





<동쪽 구나함모니불>



이 입불상이 석가모니불이다.

책자를 보고 알았지 생긴 때깔로 보곤 뭐가 누군지 모른다.


그냥 머리 조아리면 된다.

다 부처님이다.




<서쪽 석가모니불>




날씨가 더워

이런 시원한 곳이 있으면 한참 앉아 있다 바람을 즐기곤 했었다.


많은 순례자들은 이 통로를 한 바퀴 도는 것이 불교 성지를

순례하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한다.







이 입불상은 가섭불.

모델은 불반도에서 온 따끈한 아재




<남쪽 가섭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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