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등마을>
오두산과 밝얼산의 최고 키워드는
'푹신한 낙엽'이다.
등산로에 얼마나 많은 낙엽이 쌓였는지
푹식한 침대를 연상케 할 정도로 낙엽의 깊이가 상당했다.
사실 오두산의 낙엽은 익히 유명해서 산꾼들 사이에선
입소문이 자자한 코스이기도 하다.
<간창마을 버스정류장>
"이거 돌아올 때 제법 걷겠는데, 다른길은 없을까?"
그러다 지도를 한참 보니
"어..등산로가 간창마을에서도 이어지네"
원점회귀를 위해 맵을 유심히 봤더니
양등마을이 아닌
간창마을에서도 오두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확인하였다.
*다만, 송곳산을 통해서 오두산으로 이을려면
양등마을에서 시작해야 한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저 멀리 배내봉이 아득히 드러나 보인다.
오른쪽 오두산
왼편 밝얼산
손에 닿을 듯 원점회귀 코스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하루 나절 '딱 좋아' 코스다.
본인, 쉬지도 않고 걸었는데 6시간 걸렸다.
간창마을에서 오두산까지는 완만한 오름세를 이어가는
아주 평이한 구간이다.
힘들지도 어렵지도 않은 편안한 등산로가 주는
산행의 가벼움에 절로 콧노래가 나올 지경이다.
<간창마을, 우측으로 오르면 오두산으로 향한다>
멀리서 보면 제법 봉우리가 봉긋하기에
나름 오르막이 심하다고 여겼지만,
숲속의 길은 지그재그로 이어가면서 완만한 오름의 등산로를 유지하고 있었다.
<등산로 내내 저렇다. 낙엽이 아주 푹신하다>
오두산의 등산로는 깊게 파였고, 능선보다 아래에 위치해
능선이 바람을 다 막아주기 때문에 낙엽이 바람에 쓸려갈 일이 없다.
무엇보다 잎이 많은 참나무 숲 속이기에,
깊게 팬 등산로에 참나무가 만들어 낸 낙엽을
고스란히 다 받아서 등산로에 차곡차곡 쌓아두고 있는 모양새다.
이러한 이유로
낙엽이 두텁게 층을 이룬 특이한 형태의 등산로가 된 것이다.
<어설픈 산꾼>
오두산 가기 전 이름 모를 봉우리에서 본 풍경이다.
운문령이나 가지산 그리고 고헌산이 훤~하게 드러나 보이는 게
제법 명당이다.
능선까지 올라오는데 사부 자기 제법 시간이 걸렸다.
석남고개로 올라가는 구부진 옛길도 보인다.
예전에는 저 길을 통해서 밀양을 오고갔는데 이제 터널이 뚫혀
석남고개로 향할 이유는 오로지 산행 목적 외에는 없을듯 하다.
산행 후, 석남고개에 즐비한 식당의 한 편에 앉아
어묵이나 국수를 먹든 추억이 참으로 좋았는데 말이다.
오두산에 도착했다.
산행한 지 거의 3시간 만이다. 만만한 구간이 아니라는 걸
시간으로 보면 표가 난다.
그래도 제법 높은 824m다.
동네 뒷산이라고 폄하했다간 큰 코 다칠 높이의 오두산임을 알아야한다.
오두산은 오르막이 야트막해서 걷기는 좋았지만,
반대편 밝얼산은 완전 급경사의 내리막 구간이라
정말 주의해야 한다.
좀더 수훨하자면 오두산으로 올라 밝얼산으로 내려가길
권하는 바다.
오두산에서 넘어오면, 배내고개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탈출이 가능하다.
배내고개에서 택시 부르면 된다.
배내봉을 오르기 전 뽀족한 봉우리 하나를 넘어야 한다.
그 봉우리는 멀리서부터 계속 보이기에 혹여 그 봉우리를 보고
배내봉이란 착각을 하기 나름인데, 실상 배내봉은 그 뒤에 존재한다.
배내봉에 이르니 사통팔달의 풍경이 드러난다.
배내고개에서 이곳까지 20여분 정도 걸리는데
야영하기엔 최적의 장소다.
짧은 시간에 도착가능하고,
일출과 일몰도 볼 수 있기에
특히 억새가 좋을 가을엔 이곳엔 야영객들로 인산인해가 된다.
영남알프스의 터줏대감 배내봉.
가지산, 신불산과 더불어 영남알프스의 최고 봉우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밝얼산 능선은 배내봉 표지석 바로 뒤편으로 이어진다.
저승골이나 등억온천 방면도 이곳으로 이어진 등산로를 이용하면 되는데
등억온천은 밝얼산에서 우측.
간창마을은 밝얼산 정상에서 좌측을 통하면 된다.
저승골은 중간중간 들머리가 있으니
뚫고 들어가면 된다.
<배내봉 표지석 바로 뒤가 등산로다>
길은 매우 순탄하고 아늑하다.
오두산 능선만큼이나 이곳도 낙엽으로 푹신한 등산로를 간직한 곳.
능선 아래에 위치한 등산로 탓에
바람 영향이 거의 없어 삭풍의 계절에도 상당히 아늑하다.
이런 지형탓에
참나무 낙엽들이 고스란히 쌓여 이런 특별한
장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역시나 낙엽을 걷어내니 부엽토가 가득이다.
<건너편 오두산 능선>
여기서부터는 오전 나절 걸었던 오두산 능선이 반대편 풍경으로
드러난다.
오두산이나 밝얼산 능선 모두 생각보다 긴 능선이다.
배내봉에서 밝얼산은 전체적으로 내리막 구간이라
한참을 정신없이 걸었더니 비로소 밝얼산이다.
<밝얼산>
이 밝얼산 표지석 뒤편으로 내려가면
바로 간창마을
표지석
우측으로 내리서면 등억온천 방면이 되겠다.
편안했던 능선길에 비해
밝얼산에서 간창마을까지 구간은 매우 식겁했었다.
급경사의 내리막이 갑작스럽게 시작되더니
1km 이상의 거리를 내리꽂다시피 강하하는 게 아닌가
무릎 압박이 제법 심한 구간.
스틱을 부러져라 움켜쥐고 내려왔더니 무릎이 다 시큰거릴 정도다.
<대덕사>
거리마을 대덕사가 이번 산행의 날머리.
여기서 간창마을까지는
도보로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다.
<왼편 산이 밝얼산이다>
도로에서 본 오두산~밝얼산의 전체 모습이다.
정중앙이 배내봉.
<오두산~배내봉~밝얼산 파노라마>
간창마을~오두산~배내봉~밝얼산~대덕사~간창마을
총13km
6시간 걸렸다.
역시 '역마살 낀 자'의 주말은
바깥에 있어야지 집에 있는 건 고문이자 고통이다.
토욜, 종일 뒹굴뒹굴했더니 좀이 쑤셔 식겁했다.
나가자
그게 사는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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