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산행기/지리산행기

도솔암 빼먹은 칠암자 순례길

구상나무향기 2015. 4. 1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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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이었다. 빨리 간다고 갔는데도

이런저런 일들로 시간이 제법 지체되었다.

 

"지금가면 도솔암은 어렵겠네요"

 

노년의 택시기사의 조언이 아니더라도 도솔암까지 이어지는 칠암자 순례는

어려워 보일 시각이었다.

 

 

 

 

 

<영원사>

 

 

즉각 도솔암을 뺀 육암자 순례로 급변경했는데,

사실 영원재로 이어지는 길을 이용하면 적어도 1시간 이상 줄어들 것으로 여겼다.

 

그런데

길을 잘 못 들었다.

 

영원재으로 이어진 길이 아니였다.

 

영원사에서 뚫고 올라온 길은,

영원재와 영원령을 훨씬 지나 '영원능선에서 영원사로 내려가는 어느 고개'였다.

(나중에 알고보니 빗기재)

 

 

 <영원령 오르는 들머리>

 

 

영원령 올라가는 들머리는 도솔암으로 가는 계곡길 직전에 있다.

출입금지 푯말이 바로 그 들머리다.

 

영원사를 통과해 가면 빗기재로 바로 나오고, 영원령이나 도솔암으로 갈려면

시멘트 임도길로 다시 돌아 나와야 한다.

 

영원령으로 올라

1시간만 줄여볼 요령으로 올랐는데, 빗기재로 가는 바람에 결국 2시간이나 줄여버렸다.

 

 

 

<상무주암 가기전 바위 전망대>

 

 

 

이 길은 초행길은 아니다.

몇 해 전 칠암자 순례를 한다며 이미 한번 걸어본 길이기에 낯이 제법 익다.

 

그때보다 길은 더욱 넓어졌고, 비지정이라고 딱히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길은 고속도로급이다.

 

지도 없이도 길 잃고 헤맬 등로는 전혀 아니다.

 

 

 

 

<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북능선>

 

 

상무주암 가기전 아주 멋진 소나무가있는 전망대가 나오는데,

이곳은 서북능선과 주능선이 좌우측에서 모두 다 전망되는 아주 명당이다.

 

 

 

 

<똥폼>

 

 

 

영원능선은 매우 길게 이어진 능선인데,

마천이나 약수암 방면에서 올라서면 삼정산을지나 연하천대피소까지 이어진다.

 

길이는 약 10km 정도인데, 시간으론 5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뱀사골에서 이어진 와운골이나 천년송이 있는 와운능선.

그리고 빗기재나 음정마을 등 다양한 곳에서 이 능선으로 이어진다.

 

 

 

 

<바위 전망대에서 본 주능선>

 

 

 

영원사에서 대충 2시간 정도 걸렸을 시간에

상무주암에 도착한다.

 

"아이고..이런데서 참선하면 신선되겠네"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전망 하나론 가히 지리산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는 상무주암이다.

 

부처님께 3배라도 할 요량이었는데,

신도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암자인지 출입금지가 되어 있어 그냥 애둘러만 걸었다.

 

 

 

 

<상무주암>

 

 

이 높은 곳까지 봄의 기운은 어느듯 잠식하고 있었다.

 

바야흐로 지리산에도 봄이 왔다는 걸 확연히 느낄 수 있었지만,

간간히 불어오는 삭풍에선 여전히 동장군의 기운이 남아있는듯 여전히 서늘하기만 하다.

 

따뜻한 봄의 오수를 느껴보는 시간이지만,

춘래불사춘이라고 했든가, 가히 봄의 시간은 짧기만 하다.

 

 

 

<참당귀>

 

 

 

상무주암에 이르니

이렇게 자세하게 이정표가 걸려있다.

 

여기서 영원사까지 3.3km라는데

내 걸음에 2시간 정도 걸렸든 것 같다.

 

 

 

 

 

 

지리산 최고의 전망대라 일컫는 상무주암 참선 장소다.

스님이 이곳에서 참선하는 명당인데, 신선되고도 남겠다.

 

 

 

 

 

 

 

상무주암 부터는 길이 좋아

발걸음이 더욱 빨라진다. 완만한 지세는 이제 문수암으로 가면서 경사가 낮아지는데

 

칠암자를 돌다보면

상무주암을 깃점으로 고도가 점차로 낮아지고, 문수암부터는 급격하게 떨어진다.

 

 

 

 

<뛰자, 길이 너무 좋다>

 

 

정신없이 몰입했더니 어느덧 문수암이다.

 

가져간 오렌지를 부처님에게 공양하고

3배를 올리니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참배객이 들렀다면서

도봉 스님이 격하게 반겨주셨다.

 

 

 

<문수암>

 

 

 

도봉 스님의 따뜻한 배려(?)에 감사하며

서둘러 길을 나서 50분을 걸으니 살며시 삼불사가 나타난다.

 

삼불사에서 바라보는 마천 방면 풍경은

탁트여 있는데

 

삼불사는 마천과 바로 이어진다.

마천에서 1시간이면 오를 수 있다.

 

 

 

 

 

 

 

 

이곳은 상무주암이나 영원사와 달리

봄이 더욱 가까이 와 있는듯, 주위로 많은 봄의 기운들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사찰 자체가 아주 양지바른 곳에 위치하고 있어

더욱 따뜻한 곳이다.

 

 

 

<삼불사>

 

 

영원사에 속한 상무주암이나 문수암과 달리

삼불사는 개인 사찰이다.

 

주위로 원추리가 많이 보이는데,

이는 예전 보릿고개 시절 원추리를 구황작물로 많이 이용했기 때문이다.

 

원추리는 여러모로 활용이 많은 식물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잘 먹지 않지만

그때는 아주 요긴하게 사용했을 원추리다.

 

어려운 시절은 지났지만, 원추리는 그대로 자라고 있는 장면이다.

 

 

 

 

 

삼불사 앞마당에서 바라본 마천 방면 풍경인데,

정면 보이는 산이 금대산이다.

 

마천 군자리(도마동)에서 삼불사까지는 1시간 거리다.

 

 

 

 

 

 

삼불사에서 약수암까지는 급격한 내리막이다.

 

이젠 풍경도 훨씬 다르다. 진달래도 많이 보이고 숲속의 기온은 많은

푸른 새싹들을 내어놓고 있었는데, 능선에서 느끼는 계절감과 확연히 달랐다.

 

내리막이라 그런지 삼불사에서 그다지 어렵지 않게

약수암에 도착하였다.

 

삼불사에서 약수암까지는 조금 지루한 코스다.

 

 

 

 

 

 

 

 

 

여기서 실상사까지는 2km 거린데,

약수암에서 실상사까지는 평탄한 임도길이다.

 

산보하듯이 걷고 내려오니, 이윽코 실상사다.

 

 

 

 

 

천년고찰 실상사는 참으로 많이 다닌 곳이다.

철마다 안 들러본 시절이 없을 정도로 나에게 있어 제법 인연이 깊은 사찰이다.

 

근 15년간 꾸준히 다닌 사찰이 아닌가 싶은데

아마 올해가 가기 전, 두 세 번 다시 찾을지 싶다.

 

 

 

 

 

도솔암을 뺀 육암자 순례길이라지만

시간이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원래 거리에서 2시간을 빼먹었지만, 7시간이나 소요되었다.

전체 칠암자 순례는 9시간 정도 걸린다고 보면 된다.

 

 

 

 

 

 

 

전체 코스는

영원사~(도솔암)~상무주암~문수암~삼불사~약수암~실상사

 

거리는 도솔암을 넣으면 15.6km, 약 9시간

도솔암과 영원령을 짤라먹고 영원사에서 바로 상무주암으로 달리면 9km 남짓 나옴. 약 7시간

 

 

아래는 제대로된 칠암자 산행기

http://blog.daum.net/_blog/hdn/ArticleContentsView.do?blogid=03j7Q&articleno=7351928&looping=0&longO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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