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직전>
"살다 보면 살아가다 보면 웃고 떠들며 이날을 난 추억할 테니~"
노라조의 '형'이라는 노래 가사다.
말 그대로 살다 보면 다양한 '삶의 이벤트'가 펼쳐진다.
때론 짖굿게, 때론 행복하게, 그리고 때론 슬프게 말이다.
어떤 유형이든 그건 내가 겪고 판단해야 할 삶의 단편들이다.
내가 슬프다고 하면 슬픈 거고, 행복하다 여기면 그건 행복한 거다.
2010년 창원통일마라톤대회에서 기록한
1:49:58이 개인 최고 하프기록이다.
5년 전에 뛰어낸 기록이니 그때의 기량과 지금의 기량을
단순 비교한다면 많은 차이가 나야 정상일터이다.
기량은 증진되어 저 정도 기록은 이미 훌쩍 뛰어넘어
신기록을 연일 달성하고 있어야 했겠지만,
도리어 기량은 내림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니
어설픈 런너에 어설픈 삶일 뿐이다.
<도착 직후>
시간이 흘렀다고, 그리고 경력이 증가했다고
그게 나아진 삶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고 실력을 담보하는 것도 더더욱 아니란 걸
살면서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나아지지 않았다고 그리고 내 뜻대로 되어지지 않았다고해서
낙담할 이유도 그리고 슬퍼할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그자체로 즐기고 있음 그뿐이기 때문이다.
<출발 대기>
불과 전날만 하더라도 컨디션은 매우 좋지 못했다.
늘 그렇지만 컨디션 좋아 뛰어본 날은 거의 없을 정도로 '컨디션 악화' 운운은
단골 핑계 거리다.
마라톤은 훈련 부족에 따른 기량 저하가
가장 큰 복병인데, 최근 거의 훈련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결과는 좀 달랐다.
5킬로 구간을 통과했을 때
2시간 페이스메이커를 추월했고
10킬로 구간을 통과했을 때
1시간 55분 페이스메이커를 추월할 정도로 기량은 안정을 보이고 있었다.
의외였다.
꾸준한 페이스 유지가 마라톤의 핵심인데,
페이스가 꾸준히 유지되었다는 건 그만큼 기량을 안정적으로 추구했다는 증거다.
비록 빠르지는 못했지만 나름 성과와 더불어,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던 대회가 금번 밀양대회였다.
도착시간은 1시간53분이었다.
<대추차>
세상사 이치야 내가 원했던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지금 나의 짧은 생각이 훗날 큰 실수로 점철 될 수 있기에
지금의 판단이 꼭 옳고 틀렸다고 단정 할 수 없음이다.
뭐든 긍정적으로 여기고 행복할 수 있는 모티브를 찾아
그자체를 즐겨보자.
행복은 머리 위 높은 곳에 있는게 아니라
발밑에 늘 떨어져 있는 것이다.
엎드려 줍는 수고만 하면 행복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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