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마라톤/마라톤대회 참여기

제3회 무지원 세종100km울트라마라톤

구상나무향기 2014. 3. 30. 20:55
728x90

 

 

 

세종울트라마라톤대회는 무지원대회다.

올해 3회째인데 지금까지 6월에 개최했던 대회였지만, 올해부터는 3월로 수정했다.

 

작년엔 더웠다.

하지만, 올핸 적당한 날씨였고 밤에는 다소 쌀쌀했지만 주자를 힘들게 할 정도의 추위는 아니였다.

 

 

오히려 3월 대회가 6월 대회보단 낫다는 자평이다.

개인적으로 2번 째 출전하는 세종울트라마라톤대회다.

 

 

 

 

 

무지원대회라 먹거리에 대한 준비를 많이 해야 된다.

주로에서 어떠한 먹거리를 취식할 지원은 없다. 30km 이후 자판기가 군데군데 있을 뿐

먹거리를 파는 장소는 일체 없기 때문이다.

 

이 세종대회는 정말 제대로 된 무지원대회다. 주로가 외떨어진 금강에 이어진

자전거도로이기 때문이다. 주택가나 여러 부대시설이 있는 곳과는 사뭇 거리가 먼 장소에 있는 주로다.

 

 

 

 

 

 

95km를 넘어서면 배가 고파진다.

이때 먹지 못하면 탈진을 겪게 되는데 허기짐을 부여잡고 마지막 RUN을 하기란 매우 어렵다.

 

작년 순천대회나 세종대회에서 여실히 깨달은 바다.

두 대회에서 배고픔 탈진으로, 결국 제한시간 초과라는 굴욕을 맛 본 경험이 있다.

 

이번에는 샌드위치를 2개나 사서는 베낭에 넣고 뛰었다.

이는 아주 요긴한 먹거리가 되었는데, 90KM에서 힘찬 질주를 해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급수는 나름 괜찮았다.

작년 6월 대회에선 갈증이 제법 심했지만, 3월 대회라 그런지 갈증이 그리 크지 않은 탓이다.

군데군데 약수터와 가져온 물을 적절하게 이용하니 급수는 제법 순조로웠다.

 

하지만, 언제나 고난은 뜬금없이 다가오는 법.

30KM에서 그리고 40KM에서 다가오는 지루함은 신체적 고통을 옥죄어오며 다가온다.

 

한고비를 넘어서니 또 고비가 다가온다.

50KM 지점까진 수많은 고비가 헐랭이 주자를 괴롭히고 또 괴롭힌다.

포기를 갈망하는 신체적 고통은 이미 예전 경험에서 많이 익힌 바다. 그래도 여전히 적응은 어렵다. 

 

 

 

 

 

 

 

지루하리 마치 지루했던 50KM 반환점에 도착하니

 

그제야

 

"역시 울트라마라톤은 이 재미로 한다니까"라는 객기가 넘쳐나며 의욕이 불끈 쏟아난다.

 

졸음은 예외없이 덥쳐들지만, 작년 만큼이나 힘들지 않았음이다.

신체적 고통보단 졸음 퇴치가 훨씬 더 어렵다.

 

 

 

 

 

 

 

 

80KM에 이르니 시간은 손살같이 흘러가

2시간20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제한시간 초과가 목전에 다가온 절박한 싯점이었다.

 

 

 

 

 

 

 

 

막판 질주는 언제나 괴롭다.

하지만, 그 질주는 항상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19.6km 포인트에서, 제한시간은 2시간10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100킬로 후반에서, 근 20km를 2시간 10분만에 뛰어야 하는

어설픈 런너에게 정말 괴롭고 힘든 미션이었다.

 

홀로가지는 힘찬 질주와 그 역동성의 맛!

 

아마 그건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알지 못할것이다.

이미 체력은 한계에 부딛쳐 휴식을 줄 곧 갈망하고 있었다.

 

 

 

 

 

 

나는 안다.

 

잠시간의 욕망은 속임수를 부리지만, 인내의 쓴맛만이 결국 환희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인생사 마라톤하고 똑같은거다.

 

욕망의 속임수에 살다보면, 인내가 주는 그 달콤함은 모르기 때문이다.

 

참자! 또 참자!

이기자 ! 나를 이겨보자!

 

 

그게 마라톤이다.

 

 

 

 

 

 

무지원대회라 여타 어느 대회보단 어렵다고 평가받는 세종울트라마라톤대회다.

올해 첫 대회 완주를 기분 좋게 세종에서 열었다.

 

이제 2014년 마라톤 여행의 첫 단추를 꿰매었다.

마지막 10월까지 힘차고 당찬 나만의 질주를 꿈꾸어본다. 

 

 

 

 

 

 

 

 

올해 뜬금없이 소망 하나를 부려보았다.

그게 이루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마라톤의 철학이나 별반 다를 게 없으리라 본다.

 

결국 나자신에서 비롯되는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최고의 권력자리에 앉았을 때 단 한명만 조심하면 된다고 했다.

바로 '자기 자신'이다.

 

본인을 다스르지 못하면, 가정과 사회에서도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