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마라톤/마라톤대회 참여기

제1회금천구혹서기101km마라톤대회

구상나무향기 2014. 8. 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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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 참으로 미치도록 덥다."

 

여름 복날 더위를 온몸으로 맞서며, 항변하는 참으로 무던하고 무모한

어설픈 마라토너가 한강 변에서 던진 독백이다.

 

비 오는 날, 눈 오는 날, 폭풍 한설의 차디찬 날. 다양한 패턴의 주로를 달렸지만,

더운 게 가장 힘들다. 

 

몸 속 에너지를 다 빼앗아가는 뜀박질이 바로 이런거다.

 

 

 

 

 

 

청남대울트라마라톤대회 이후 근 3달을 쉬었다.

 

푹 쉬었으니, 그만큼 잘 달려야 하는 게 이치상 옳은 일이겠지만,

몸뚱이는 오히려 지난날, 쉬었던 순간만 기억 할뿐 내내 버거운 모양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 나다.

 

 

 

 

 

 

 

금천구혹서기울트라마라톤대회는 거리가 101킬로다.

 

올해 처음 개최된 대회인데,

부산에서 개최하는 썸머비치 외엔 이렇다 할 대회가 없는 8월엔 단비 같은 존재의 대회다.

 

 

 

 

 

 

 

 

더워서 못 뛰었다는 핑계는 솔직히 하고 싶지 않다.

당연히 더운 8월의 어느 날 아니든가.

 

그럼 덥지 추울 텐가..모르고 간 길도 아니고 말이다.

 

 

 

 

 

한강 공원에 많은 시민이 나들이를 나왔다.

야영객과 더불어 스포츠를 즐기는 수많은 사람을 보았다.

 

사이클.MTB.인라인 등 다양한 패턴의 스포츠들이 한강 변과 아라뱃길 사이에 쉴 새 없이 등장하였다.

 

건강하고 활발한, 참으로 아름다운 장면들이었네

이러한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느낀다면 그 사람 역시 자극받아 운동에 열중할 것이다.

 

 

 

 

 

 

 

 

하지만 주위의 모든 것들이

조용하고 우울하고 단조롭다면, 그 생활 역시 활기보단 침체만 겪을 공산이 크다.

 

이런 데 나와서

그들의 움직임을 보라!

 

내가 이렇게 살고 있다는 데 대한 자각심과 경각심이 절로 일 것이다.

 

젊음이 있고, 건강이 있고, 그리고 활력이 있는 건강한 스포츠가 있는곳으로

다들 찾아가 보자

 

집에만 있는들 나아질 건 없다. 가치관만 퇴색될 뿐이다.

 

 

 

 

 

 

 

 

적어도 나는 우울증으로 한심한 짓거리를 하고 싶진 않다.

그리고 염세주의적 삶의 방식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나를 사랑하고 또한 나에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라!"

그게 나의 철학이다.

 

 

 

 

 

 

 

'妄想의 우울증'은, 누가 옆에서 치료한다고 해서 고쳐질 병이 아니다.

삶 속에 짙게 밴, 뇌리에 박힌 염세와 고독을 걷어내지 않는 한 어림없다.

 

자신의 열망이 소멸한다고 느낄 때, 판단은 다시 되풀이된다.

'종속된 자아'만 있는 노예적 삶이기 때문이다.

 

그 어떤 곳으로든 나와,

땀방울에 느낄 희열과 쾌감 그리고 성취감과 만족감을  실천하고자 한다면, 

妄想의 세상에서 벗어날 것이다.

 

 

 

 

 

 

 

국토종단의 자전거 길이다.

 

앞전 세종울트라마라톤대회에서 이미 겪어 본 자전거 길의

지루함에 대한 복습의 시간이었다.

 

불볕더위 속에서 복습은 반갑지만은 않다.

 

자전거 길은 일직선의 평지이기에 그 지루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역시 40km가 가장 지루했고, 신체의 안위는 시시각각 곧두박질 치고 있었다.

 

52km CP 에서 59km 그리고 77km 까지,

각 cp에서 느끼는 지루함은 인내의 극한을 요구하고 있었다.

줄 곳 뛴다고 뛰었지만, 그래도 시간은 어느듯 제한시간의 목전에 다아 있었다.

 

 

 

 

 

여타 대회에서

80km즈음에서 역주를 해 본 경험이 자주 있었다.

 

다들 체력과 정신력이 바닥에 있을 즈음에, 이루어지는 역주는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할 만큼의 반전의 묘미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어림도 없었다.

머리만 푹 숙이고 땅만 보고 내내 걷고 또 걸었다.

 

 

 

 

 

 

이윽코 101km 결승점 지점, 뛸 힘이 남아 있질 못했다.

그만큼 지쳐있었고, 또한 평지 길에 대한 지루함이 내 인내심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는 탓이었다.

 

다시는 자전거 길을 뛰지 않겠다는 다짐만

수십번 외쳤을 뿐이다.

 

 

 

 

 

 

불볕더위를 무릅쓰고 탈진과 비슷한 역주를 감행한 탓에 겨우 완주를 일궈냈다.

시간은 좀 남달랐다.

 

16시간 58분

 

마라토너의 숙명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시간이 정해져 있기에 마라톤은 존재한다.

 

시간과의 대결이 없다면 사실 마라톤은 의미가 없다

그 제한된 시간 안에 들어오기 위해서 안간힘을 써는 것이다.

 

 

 

 

 

 

 

 

숙명!

그것은 언제나 바늘과 실의 존재다.

 

같이 행복할 수 있고, 때론 같이 불행할 수 있다.

 

'숙명적 존재'

당신은, 당신의 심장을 뛰게 할 그런 숙명적 존재가 있는가 ?

 

 

 

 

 

<9CP,65.5km 지점>

 

 

한 때 찾으려고 애썼는데,

세월이 흘러보니

 

그건

 

찾는게 아니라

내가 만드는거였다.

 

행복은 누가 만들어, 내게 가져다 주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당신은 이런 사랑을 간직하고 있는가?

 

 

 

아무때고 네게 전활해 나야하며 말을 꺼내도 , 누군지 한번에 알아낼 너의 단 한 사람
쇼윈도에 걸린 셔츠를 보면, 제일 먼저 니가 떠올릴 사람
너의 지갑 속에 항상 간직될 사람 ,네게 그런 사람이 나일순 없는지
니 곁에 있는 내 친구가 아니라

언젠가 그가 너를 맘 아프게 해, 너 혼자 울고 있는걸 봤어
달려가 그에게 나 이 말 해줬으면,그대가 울리는 그 한 여자가
내겐 삶의 전부라고

혼자서는 힘든 슬픔이 오면, 제일 먼저 니가 찾아 줄 사람
너의 생일마다 꽃을 안겨줄 사람,네게 그런 사람이 나일순 없는지
니 곁에 있는 내 친구가 아니라

언젠가 그가 너를 맘 아프게 해, 너 혼자 울고 있는걸 봤어
달려가 그에게 나 이 말 해줬으면, 나의 일생을 모두 주어도 난 얻지 못하는
그녈 가진 그대라고

그녈 곁에 둔 이유만으로 다른 이 세상 누구보다
그댄 행복한 거라고

언젠가 그가 너를 맘 아프게 해, 너 혼자 울고 있는걸 봤어
달려가 그에게 나 이 말 해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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