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마라톤/마라톤대회 참여기

제3회태화강울트라마라톤대회 50km 참가기

구상나무향기 2012. 7. 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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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얼마 전 히말라야를 다녀왔었다.

과도했던 트레킹과 여행의 피곤함으로 누적된 신체의 안위는 생각지 않고

덜컥  일주일 만에 뛰어든 대회였다.

 

어떤 열정과 열망이 날 그 대회로 향하게 했는지에 대해 선 잘 모르겠다.

 

인대염에 대한 섣부른 개인적 판단이 결국

봉변을 일으키고만, 마라톤 일생 중 가장 큰 실수를 저지른 대회가 바로 이 태화강 대회다.

 

 

 

 

인대염은 올 한해 나를 무던히도 괴롭히고 있던 나의 계륵과도 같은 존재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현실이니 나 자신도 답답할 노릇이다.

 

오래 전부터 왼 무릅 인대는 악성 종양처럼 따라 다닌 몹쓸 놈이다.

 

2월 비취울트라대회  중도 포기, 불교108울트라 출전 포기 그리고 포항대회에서 악전고투

그리고 이번 태화강에서도 그녀석의 심술로 좀처럼 제 기량을 내어보지도 못했다.

 

 

 

 

한의사가 조언하길 골반이 약간 틀어진 나의 신체적 특성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인데 다른 사람들에 비해 인대염이 자주 발생할 수 있으니 마라톤은 좀 자제하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O다리인데 인대염의 발생은 이러한 특성과 연관되어있다.

나의 신체적 약점이자 트러블인것이다.

 

 

 

 

사실 성급한 게 화근이다.

"천천히, 건강하게, 오랫동안" 이게 나의 마라톤 철학이다.

 

하지만 정작 나 자신은 '천천히'라는 단어에 대한 이해를 잘 못 한 게 아닌가 싶다.

 

 

 

 

 

 

불과 5km을 넘어가자 이미 다리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통증이었다.

 

"한달을 쉬었는데"라는 하소연이 태화강을 휘감지만

그 한달이라는 게

올바른 휴식이 아닌탓이다.

 

산행과 훈련, 그리고 히말라야 까지 난 쉼없이 인대에 부하를 걸고 있었던거다.

결국 10km에 이르자

이 대회에 대한 완주를 장담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미 키로수에 비례된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간 후였다.

 

 

 

 

30km 지점에서 이미 포기한 상태였다. 
50km로 주로를 수정하였다.

태화강 대회는 50km 대회가 같은 주로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었다.

 

도저히 100km까지 완주할 자신이 없었다. 제한 시간을 초과하기 보단

인대에 대한 부하가 결국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에 대해 그게 더 염려스러웠다.

 

결과적으로 주로 수정은 잘한거였다.

대회가 끝난 2주가 지났는데도 후유증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그나마 50km도 겨우 완주했다. 걸어서 걸어서 말이다.

 

이런저런 이유를 붙이지만, 미완주에 대한 불편한 속마음은 사실 좀 쓰리다.

아침에 환호하는 주자를 볼 때면, 그 심정이 오죽하겠는가

 

대회에 와서 포기라니

 

패배의 쓴맛이 있기에, 승리라는 달콤한 열매도 있듯이

이또한 좋은 교훈이 되리라 여기지만, 그래도 씁쓸한 마음이야 좀처럼 가시질 않는다.

 

 

 

 

 

좀 더 적극적인 치료와

휴식을 통해 하반기에는 좀 더 멋진 모습으로 완주하기를 기대한다.

 

몸무게도 많이 감량했다. 12년 전 몸무게로 다시 돌려놨다.

 

점차로 회복된다면 한층 업그레이드된

실력으로 하반기 대회를 맞이할 수 있을것이다.

 

 

 

 

 

 

쉬자 지금은 쉴 때다.

하지만 땀 흘리며 뛰고 싶은 심정이야 오죽하겠는가...

 

참기가 쉽지 않은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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