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에서 처음 하프마라톤을 시작했을때가 기억에 남는다.
그땐 6km 이후 부터가 나에겐 모두 미답의 경험지였었다.
그때 하프마라톤을 완주하고서는 오늘 이렇케 마라톤 매력에 푹 빠져 있으니
첫단추가 제법 마음에 들었나 보다.
그후 세월은 3년이나 흘렀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거리가 주는 중압감과
시간의 압박감은 오히려 더해가기만 한다.
3년 세월동안 나아진건 그다지 없었다.
악다구니를 깨물며 나름 선전을 각오했지만 받아온 시간대는 턱없다.
밀양대회는 개인적으로 3회째 출전하는 대회다.
모두 추웠던 기억이 새롭기만 한데 꽃샘 추위가 시작될 시기에 대회가 개최되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코스는 평이하다는 평을 받는 밀양대회다.
하프 반환코스에서 주는 언덕길의 고독감이나
골인 직전 언덕길의 사색감은 역시 창원대회와 비견되는 정도다.
잔뜩 찌푸린 인상으로 골인해보지만
받아든 성적표는 그날 화창했던 날씨와는 상반되었다.
불감청고소원이라 했다.
내가 간절히 원하고 있는걸 남이 대신하여 도와준다는 말이다.
하지만 마라톤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오로지 내발과 내심장으로만 뛰어야 하는 고된 과정인게 마라톤이다.
하지만 홀로 뛰는것과 여럿이 함께 하는것은
천양의 차이가 난다고 말할 수 있다.
호모사피엔스가 인간의 학명이다.
생각하는 인간이자 사회적 동물이라는 뜻을 가진다.
사람은 사람과 어울려야 하는 숙명을 가진 동물이라는 점에서
역시
동질성을 가진 사람과 화합하는건 본능과도 같다고 하겠다.
잘뛰고 못뛰고는 그냥 놀이가 주는 하나의 에피소드일뿐이다.
그자체를 즐기고 또 그자체가 하나의 인생살이라고 생각한다면 더더욱 넉넉 해지리라 본다.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오랫동안' 내가 지향하는 마라톤의 목표다.
3년동안 변하지 않는건 마뜩찮은 실력이지만 그것과 더불의 나의 마라톤에 대한 철학도 변하지 않았다.
대회가 다가올수록 엔돌핀과 더불어 긴장 게이지는 높아져만 가고 있다.
고성과 밀양을 오가며 나의 목표인 울트라 완주에 대한 성공치를 높이려 애쓰고 있지만
내다리와 심장이 그 녹록치 않은 고통을 견뎌줄지 의문이다.
하지만
고통을 기쁨으로 승화시키는자
진정한 마라톤의 고수가 아닌가 싶다.
고수는 기록에 있는게 아니라고 본다.
즐겨보자...그러면 되는거 아닌가..마스터스가 뭘 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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