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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야기

제주 올레길, 월정리~김녕~함덕

by 구상나무향기 2020.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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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을부탁해' 짐 서비스 통해 공항으로 부쳤다.

 

 

전날 50km을 서귀포에서 표선까지 뛰었고

오늘은 월정리에서 함덕까지 계획을 세워보았다.

 

사실 오늘에 대한 계획은 즉흥적으로 이루어진 거.

뭐 어차피 무계획이 오늘의 계획이었다.

 

 

201번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가방을 부치고

가벼운 복장으로 다시 올레길을 탐닉하러 길을 나섰다.

 

올레길 20코스와 19코스의 일부 구간, 두 구간을 걸어 보기로 작정한 건

순전히 월정리 해안가를 걸어 보리란 기대치 때문.

 

월정리, 김녕, 함덕은 해수욕장으로 이루어진 코스다.

 

이 코스가 보여주는 낭만이 올레길 중엔 특별하다 하여

특정 구간만 떼내어 걷기로 계획을 세운 거.

 

 

 

 

 

 

 

 

201번 버스, 표선에서 1시간 타고 가면 드디어 월정리.

 

오늘은 여유롭고 한갓진 일정.

어제 50km을 뛴 후유증도 감안하여 천천히 걷는 데만 몰두한 날이었다.

 

 

 

 

KOREA FREE RUN 50km, 제주 올레길(서귀포~표선)

이틀간 다이빙. 그리고 삼일째 되는 날 나는 50km 뜀박질에 도전하였다. 서귀포에서 표선까지. 제주도 올레길을 온전히 뛰어 완주하고자 하는 목표. 이왕 할 거면 대회와 결부해서 해보자는 얄팍

blog.daum.net

 

 

'휴식은 길 위에서'

 

뛰고 걷는 게 나의 휴식이라면 딴은 궤변일지 모르겠지만

'몸을 움직이는 게' 휴식이라는 역마살 달인의 가치관이다.

 

 

 

 

월정리 해수욕장, 역마살 달인

 

 

 

어중간한 시간, 오늘은 월정리에서 가볍게 물회로 이른 점심을 먹는다.

 

대게 뛰거나 할 땐 식사를 하지 않는데

오늘은 천천히 걷는 일정이라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 보았다.

 

사실 그래 봐야 점심시간 30분 쉰 게 전부.

나는 한번 뛰거나 걸으면 거의 먹지 않고 쉬지 않는 스타일.

 

 

 

 

 

 

 

 

월정리 해안가에서 김녕 그리고 함덕까지는 

제주도 올레길 중에서도 해수욕장으로만 이루어진 특별한 코스다.

 

그늘은 없어 여름에 더울 곳.

하지만 청명한 가을이나 겨울에 온다면 이곳의 낭만은 사뭇 다르다.

 

쪽빛 바다와 청명한 파란 하늘에서 보는

올레길의 특별한 감성을 만날 대표적인 코스다.

 

 

 

 

월정리 대표 풍경, 풍차

 

 

 

월정리에서 함덕까지는 서귀포와 달리 현무암 돌담 사이로 노란 귤밭이 보이거나

제주 특유의 소담스러운 어촌 풍경은 없다.

 

바다와 해안가의 감성, 그리고 4.3 사건을 되뇔 수 있는 기념관을

느껴 불 수 있는 코스로

 

금방이라도 해녀들이 물질하며 오를듯한 바다를 연신 걷기만 하면 되는 코스다.

 

 

 

 

이런 해안가를 걷는다.

 

 

4.3 사건 기념관이 있는 곳은

해안가가 아니라 제주도의 언덕길을 걷는 코스.

 

나는 바다가 좋아 그 코스대로 걷지 않고

해안가를 따라 걸었 는데 거리나 시간은 거의 차이가 없다.

 

 

 

이런 풀밭에서 휴식을 취해보자 

 

 

풀밭에 앉아 한참을 멍 때리기 좋은 장소가 곳곳에 드러난다.

제주도 올레길의 낭만을 느껴 볼 수 있는 최고의 풍경.

 

역시나 제주도 올레길의 코스 중 어느 한 군데 빼놓을 수 있는 곳은

없을듯하다.

 

 

 

 

멸종위기종 황근 복원지

 

 

김녕 해수욕장에 다가오니

낯선 풍경이 압도한다.

 

카이트서핑(Kite surfing), 패러글라이딩과 서핑을 합친 신종 레저.

연처럼 생긴 글라이딩을 펼쳐 바람을 타며 서핑을 즐기는 레포츠.

 

김녕에 오니

마침 카이트서핑이 한참이었다. 그날 바람이 적절히 불어준 탓에 아마도 제대로

즐기는듯하다.

 

김녕에서 함덕까지는 바람이 제법 거세게 불어준 그날이었다.

 

 

 

카이트서핑, 김녕 해수욕장 가면 볼 수 있다.

 

 

 

제주도의 해수욕장은 그 색깔이 참으로 이쁘다.

쪽빛의 싱그러움과 깨끗한 물색이 마치 어느 열대의 어느 섬에 온듯한 착각이 들 정도.

 

 

제주도의 낭만에 푹 빠지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오버랩 때문이다. 열대와 제주도를 합쳐 놓은 특유의 풍경.

 

국내에도 이러한 곳이 존재한다는 걸

느끼게 되면 아마도 제주도 사랑에 넋을 놓게 될 것이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김녕 해수욕장

 

 

코스는 해안가로 해안가로 이어지며

따스한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을 맞으며 그렇게 온갖 고독과 낭만을 혼자 씹으면 된다.

 

이러한 풍경과 낭만 속에서도 즐기지 못한다면 그 또한 불행한 일.

 

여유로운 일정으로

하루 종일 멍만 때리다 시간을 보내도 참으로 좋을 장소 그리고 시간들이다.

 

 

 

하루종일 멍만 때리고 싶은 곳.

 

 

마치 원예종 국화가 화사하 게 꽃을 피운 듯한 모습

토종 섬갯쑥부쟁이다. 아네모네하고 꼭 닮은 자태.

 

제주도에 피어나는 쑥부쟁이 종류로서

색이 짙고 자태가 탐스러운 게 특징인 섬갯쑥부쟁이다.

 

 

 

흡사 아네모네를 닮은 섬갯쑥부쟁이

 

 

김녕~월정리~평대리~세화~종달리는 모두 구좌읍에 속한다.

(함덕은 조천읍)

 

제주도 동북쪽 방향, 조천과 구좌읍 사이의 마을엔  곳곳에 해수욕장을 다 끼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해수욕장이 가장 많은 곳.

 

구좌에 속하는 해안가, 아마도 전체 올레길 중에서도

제주도 특유의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많아 유독 정서가 남다른 곳이란 자평이다.

 

함덕에서 종달리까지 해수욕장 투어를 해도 좋을 곳.

19코스, 20코스, 21코스는 꼭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울레길 코스다.

 

 

 

 

구좌에 속하는 20코스와 21코스

 

 

함덕 해수욕장 가기 전, 서우봉에 오르는 언덕길이 다소는 벅차다.

 

하지만 여기서 바라보는 북촌 포구의 소담스런 풍경은 놓치기 아까운 멋진 풍경.

 

더구나 서우봉에서 바라보는 그림 같은 낙조는 함덕 해수욕장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꼭 올라보길 권하고 싶은 19코스 최고의 하이라이트다.

 

 

 

 

서우봉 오름길에서 본 북촌 포구

 

 

서우봉은 매우 낮아

걷기에 어렵지 않다.

 

서우봉에서 함덕 해수욕장은 지근 거리

시간 된다면 일부러라도 올라 보길 권하고 싶은 곳.

 

나는 더 걷고 싶었지만

오늘 목표는 함덕 해수욕장까지.

 

 

 

 

서우봉

 

 

이곳에서 공항까지 가는 버스가 있기에

여유있 게 공항에 도착하기 위해 더는 진행하지 않고 이곳에서 스톱을 결정한 것.

 

이른 저녁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그냥 참았다. 어중간한 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함덕 해수욕장

 

 

함덕 해수욕장에서 하룻밤 머물며 낙조를 즐기는 것 또한

무척 좋은 제주도의 하룻밤이 아닐까 싶다.

 

이런 분위기와 낭만이 있는 곳이라면 구태여 다른 곳에 가지 않아도

충분한 힐링이 될 장소임엔 분명하다.

 

걷고 뛰는 것이 힐링이라 여기는 피곤한 여행객이지만

때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주어진 낭만을 오롯이 즐겨 보고 싶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스스로에게 나직이 헛바람 든 약속을 던지며 이곳을 떠난다.

 

 

 

함덕 해수욕장 거리

 

 

 

함덕 해수욕장 입구가 버스 타는 곳.

이곳에서 제주공항까지 40여분 거리.

 

도착하니 이미 가방은 도착,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며

또 올 수 있는 팔자를 꿈꾸며 제주도를 떠난다.

 

 

 

 

 

 

 

이틀 동안 70km 가까운 올레길을 걸었다.

앞전 5월에 뛴 50km을 합치면 총 120km.

 

아직 전체 올레길(425킬로)의 절반도 걷질 못했다.

 

다시 올레길을 걸을 팔자를 꿈꾸는 것 또한

나쁜 삶은 아닐 터이다.

 

나이가 들수록 이젠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가치있 게 느껴지는 순간들.

쉽게 할 수 있지만 어찌 보면 그건 쉬운 일이 아니다.

 

남들 하는 일, 나에겐 어려운 일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일이 남에게 부러움이요 감당하기 어려운 팔자일 수 있기에

 

나는 늘 떠날 수 있는 팔자에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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