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첩홍도>
진해 드림로드, 봄이 되면 최고의 풍경을 자랑하는
진해의 대표적 명소다.
안민고개의 흐드러진 벚꽃이 만개하는 시점에
만첩홍도라는 붉디 붉은 꽃들이 함께 피어나
최고의 서정적 풍경을 자아낸다.
때는 4월의 초순.
<안민고개의 진달래>
이곳은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뜀박질의 장소.
특히나 지금이 가장 멋진 풍경을 자아내는데
벚꽃이 필 때가 되면
녹음과 더불어 만첩홍도의 붉은 색감과 죽단화 등의 노란색이
이 길을 색동저고리마냥 색채감 있게 물들여 주기 때문이다.
<드림로드 입구>
드림로드만 정확히 10km.
왕복하면 20km다.
'주차한 장소 + 드림로드 왕복'하면
최소 26km가 나오는데
이것이 나의 훈련코스다.
<분홍색 개복숭아, 붉은색 만첩홍도>
만첩홍도와 벚꽃 그리고 죽단화
거기에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의 녹음
드림로드는 그림이 된다.
풍경이 좋아 그런지
지치지도 않고 이 길을 왕복했는데 컨디션도 매우 좋았다.
더 뛰고 싶었지만
역시나 심리적 요인이 마라톤에서는 관건이다.
26km을 마무리하고 더 가볼까 하다가
갑자기 배고픔이 밀려오는 게 아닌가.
"그래 STOP, 밥 먹으로 가자"
자아의 아우성은 늘 내 정신력을 갉아 먹기 일수다.
정작 나는 뛰고난 후, 별 먹지도 않는다.
뛸 때는 배가 고파 허덕이지만
훈련을 마무리하고 나면 배고픔은 싹 사라진다.
뛸 때는 온갖 메뉴를 다 뜨올리며
식욕을 불태우지만 정작 운동이 끝나면 허기는 깜쪽 같이 사라지는 것이다.
늘 그런식이다.
배고픔이나 고됨의 극복.
모두 정신력에 기인된다는 건 뛰어보면 안다.
그래서 늘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인 것이다.
정신력은 인내심과 더불어
체력과도 연관이 있지만 역시나 '마음가짐'이란 게 핵심 요소다.
바야흐로 봄.
올해 유난히 춥고도 추웠는데 이렇게 꽃이 피는 봄이 올지
정말 그때는 생각도 못했다.
역시나 세월은 흐르고 시간도 흘러
다시 봄이 오더라.
역시나 만고의 '쓸데없는' 걱정.
세월은 그렇게 흘러갈 것이다.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텔지어의 손수건."
유치환 시인은
왜 펄럭이는 깃발을 보고 노스텔지어의 손수건이라고 했을까?
도달할 길 없는 이상에 대한 신념.
손수건이라도 흔들고 싶은 마음이었을까
<죽단화>
나의 손수건은 어디에 걸어볼까?
천왕봉 꼭대기 아님 저 깊은 산속 기슭.
끝도 없이 이어지는 마라톤의 고행길.
아님 저 멀리 낯선 타국에서 만나는 생경한 시골길.
삶의 고생을 실시간 느끼는 탁한 사무실.
정적 고요한 집 안 어디에....
춘래불사춘이라 호들갑을 떨지만
나는 며칠 전 에어컨을 틀었다가 다시 히터를 켜기도 했었다.
오락가락.
정신 나간 날씨가 마치 나의 정신세계를 보는냥
상태가 메롱이다.
서울 불교 108울트라마라톤대회가 올해 첫 나의 목표대회로
세울지 여전히 고심 중이다.
세종울트라마라톤대회가 결국 취소가 되고 말았다.
서울 대회는 멀어서 가기 싫어 이리재고 저리재고 있는 차.
마땅히 나의 에너지 풀 곳이 없어 갈등만 가득이다.
5월에 대전한밭벌대회가 있기는 하지만
역시나 5월 중순즈음이라 시기가 늦다.
어디로 가볼까?
항상 나는 그 선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나에겐 소확행이 되어 행복을 주지만
정작 그걸 즐기는 것 또한 나의 몫.
봄은 다시 왔지만
내 마음 속은 여전히 겨울 속이 아닌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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