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철에서 어천까지 그리고 운리까지 2구간을 고향 간 김에 그냥 뛰고 왔습니다.
수철에서 어천까지는 정말 평온하고 산책하기 적당한 장소입니다.
아마 여타 지리산 둘레길 그 어떤 코스보다 멋진 장소가 아닌가 싶네요
다만 여름보다는 겨울이 걷기엔 좋을 장소입니다.
저는 이길을 계속해서 뛰었습니다. 경호강을 옆에 끼고 참으로 뛰기엔 적절한 장소입니다.
어천까지 계속해서 이렇게 강을 옆에 두고 걷게 됩니다.
저는 시종일관 뛰어서 갔습니다만 뛴다고 그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건 아니겠죠
겨울이라 햇볕이 덜 따가워 편안하게 뛸 수 있었습니다.
새로이 펜센들이 많이 들어섰더군요
하지만 아직까진 이 구간들이 인기가 없어 그런지 식당이나 휴게소등의 인프라는 거의 없는 수준입니다.
도시락 단단히 챙겨서 와야 합니다.
대숲으로 가기전 바라본 경호강입니다. 내내 이런 모습 볼 수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호랑이가 나타날듯 짙은 대숲이 펼쳐집니다.
하지만 이런 구간은 짧기만 합니다.
성심원에 이릅니다. 성심원은 나환자촌이지요
이길을 따르면서 사회에 봉사하시는 저분들의 노고가 세삼 뜨거워집니다.
사소한 인정에도 우뢰와 같은 관심을 요구하는 작금의 세태에서
남이 알아주지 않음에도 묵묵히 사회의 정과 나눔의 삶을 실천하는 분들이 계셔서 위로가 됩니다.
성심원 앞 도로입니다. 여름에는 그늘이 있어 시원하겠더군요
전 이길을 계속해서 뛰었습니다.
드디어 어천마을까지 도착했습니다. 저 뒤로 웅석봉이 보이네요
사실 전 웅석봉까지 오르리란 생각은 안했습니다. 사실 길을 모르고 갔으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설마 둘레길이 저 길을 치고 오르겠어 ?"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죠..
그런데 거의 직전까지 치고 올라야 했습니다.
2002년에 태극종주를 끝내고 웅석봉에서 어천으로 하산한 적이 있는데 그길이 매우 가팔랐든걸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우려는 현실로 이어졌습니다.
아마 둘레길 최고의 상승 고도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어천마을에서 웅석봉 헬기장까지 치고 올라야 하는 버거운 여정입니다.
아침재를 기준으로 서서히 산속으로 들어갑니다.
웅석사입니다.
웅석사를 지나 계곡을 지나면 드디어 오르막을 치고 올라야 합니다.
단순한 둘레길이 아닌 난이도 상급의 등산로 구간입니다.
저는 안쉬고 운동삼아서 올랐지만 (운동화 차림으로)
둘레길을 여유있게 걷고자 하는 분들에게 있어 다소는 고된 여정입니다.
쎄가 좀 빠지는 구간입니다. 둘레길 중 최고 상승구간입니다.
약 1시간 정도를 치고 오르면 이렇게 웅석봉 헬기장이 나옵니다.
웅석봉은 여기서 20분만 더 오르면 됩니다.
사실상 어천마을에서 거의 웅석봉 산행으로 생각하고 오르면 되겠습니다.
표지판 잘못보고 잘못온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다시 봐도 잘못된 길은 아니였습니다.
하여튼 좀 고생합니다.
이후론 청계마을까지 신나는 내리막입니다. 임도 따라서 실컨 뛰어 본 길입니다.
저 정자를 기준으로 임도로 내려가면 둘레길
올라가면 웅석봉으로 가는 길입니다.
폰카라서 희미한데 저 아래 임도길 보이시죠
여름에는 녹음이 우거져 볼만 할텐데 겨울이라 삭막하네요
실컨 뛰어봤습니다. 마침 양양송이 울트라마라톤 코스와 거의 흡사했습니다.
꽁꽁 얼었네요
추위가 실감 나십니까...온몸을 싸매고 뛰었는데 배고픈줄도 모르고
그냥 막 뛰었네요..춥다고 여겨지지도 않더군요
맞은편 임도입니다.
저 임도의 끝은 어천마을입니다.
드디어 운리입니다. 내려오니 저런 고풍스런 흙담이 있는 마을이 나오더군요
단속사지가 있는 탑동마을입니다. 운리마을은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나옵니다.
마을이 참 고풍스러워 몇번 돌아봤습니다.
저도 저런 황토로 빚은 낡은 시골집에서 살아 본 경험이 있답니다. 그래서 내내 저 마을이 기억에 남네요
수령 630년 묵은 정당매입니다.
원 줄기는 죽고 줄기만 살아남은 모양입니다.
단속사 터의 모습입니다.
지금은 삼층석탑 2기만 남아 있습니다.
여기서 부터 원지버스정류장까지 약 15km인데요 그냥 뛰어갔습니다. 결국 버스 보다 오히려 더 빨리 도착할 수 있었답니다.
단성 지나 원지까지 신나게 뛰었네요
수철.어천.운리 그리고 비둘레길인 운리-원지까지 총40키로 정도 되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근육이 뭉치는 정도와 난이도로 보건데 최소 50키로 정도의 노동량에 버금갑니다. 소요시간은 7시간 걸렸습니다.
덕산-위태-하동호 구간은 기약없는 후일로 미뤄봅니다.
둘레길 뛰고 온 다음날 다리도 아프고 해서 큰 산행은 자제하고
그냥 노고단만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태우러 오기로 하고 전 도계쉼터 부터 걷기로 하였습니다.
사실 성삼재 도로가 얼어 있어 더이상 올라가기가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걸어서 올라가니 약 1시간 정도 걸립니다.
예전 인월에서 차를 대고 성삼재까지 왕복해서 뜀박질을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인월에서 성삼재 넘어 시암재까지 였는데 왕복 하면 45키로 정도 된답니다.
심원심터입니다.
역시 겨울엔 이 물맛이 최곱니다. 혼자 마시기엔 너무 아쉽더군요
차량 한대가 결국 렉카 신세를 지고 말았네요
성삼재 도로는 겨울엔 갈길이 아닙니다. 사륜구동 차량들은 오고가지만
포터나 봉고 그리고 승용차들은 체인 없으면 이길 갈 생각 말아야 합니다.
성삼재에 이르니 눈발이 더 거세졌습니다.
노고단까지 눈밭으로 하얗게 변했습니다.
노고단 가는 길입니다.
노고단 고개입니다.
눈꽃은 눈이 온 다음날 찾아가야 제모습을 볼 수 있죠
당일은 흐리고 어두워 제 모습을 못보는 탓입니다. 그것도 다 복 나름이죠
그날 온 눈은 모두 싸리눈이였습니다. 함박눈은 아니였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주능으로 다가가고 싶었지만
먹고 살아야 하는 현실의 중압감으로 참고 발길 돌렸습니다.
다시 달궁까지 걸어갈려면 상당한 거리입니다.
아마도 이날도 왕복 19km은 걸었을겁니다.
노고단에 핀 눈꽃입니다.
지나가는 행인에게 어렵게 부탁해서 찍은 인증샷입니다.
노고단에서 내려가는 길입니다.
성삼재에서 다시 달궁으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이미 길은 통제되어 있고 눈으로 완전 덮혀 있었습니다.
신설로 덮힌 성삼재 도로를 홀로 걷는 이 기분 아십니까...
신설이라 마찰도 적어 전혀 미끌리지 않고 뛰어 내려왔네요
이렇게 2011년 마지막날과 2012년 첫날을 지리산 내 고향에서 개고생(?)으로 마무리하고
돌아왔습니다.
여러분들 새해 복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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