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산행기/일반산행기

딸과 함께한 천주산 진달래 산행

구상나무향기 2010. 4. 2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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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 사주는거 까묵지 마라..>

 



일욜! 날씨가 좀 쌀쌀하다.

하지만 이대로 좋은 주말을 날려 버릴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 인다.

 

동면든 자세 마냥 도저히 일어나지 않을것만 같던 딸래미의 엉덩이를

걷어찬다.

 

"10초내로 점호에 참가한다..실시"

"피자 사주면"

"뭔소리 누가 피자 사준데"

"오늘 피자사주기로 했다 말이야..약속 지켜라.."

 

어느듯 한달이다.

치킨과 피자는 한달에 한번 사준다는 철석같은 약속이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는터다.

 

벌써 치킨 먹은지가 한달이 된것이다.

집에서 인스턴트 음식이나 특히 고열량 음식은 제한하고 있어 나름 규칙을 정한거다.

 

잘먹는게 중요한게 아니고 어떻케 먹느냐가 중요한 시대다.

 

특히 빵이나 햄 같은 간단음식은 집안 절대 반입금지다.

파리바게트니 던킨이니 뭐고 빵은 반입금지다.

 

그리고 콜라도 안된다.

다만 피자나 치킨은 한달에 한번 사준다는 철칙을 세웠는데

아주 잘 지켜주고 있다.

 

"약속은 지켜야지...그래 내 피자 사주마 진달래 보러가자"

"진짜지....."

 

오로지 피자를 먹겠다는 일념하에 보따리를 주섬주섬 챙긴다.





 

<이런건 안 갈차주도 잘알더라>

 


천주산은 두 번째 산행인데 몇 년 전에도 함께 진달래를 보고자 산행했었다.

아직은 이르다.

 

며칠전 내린 눈과 흐린날씨로 개화가 아주 더딘 상태다.

드문드문 입구쪽에는 반가이 피었지만

정상 주변에서 진달래를 볼려면 적어도 일주일은 흘러야 겠다.



 

 


진달래를 배경으로 한컷 해봤다.

"피자 잊지마..." 모델로 하면서도 피자를 연신 연호하고 있다.



 

 

그러자 급기야 쓰러지고 있다.

다시 피자로 유혹한다.

 

"야 제대로 안하면 피자 안사준다"

 

 

 

그러자 득달같이 뛰어 온다.

피자의 힘이 역시 대단하다 싶다.

 

내 어릴때는 피자나 치킨 뭐 그런거 하나도 없어도

말 잘들었는데

 

이제는 낚시줄을 걸지 않으면 말도 안듣는 시절이다.

 

만화영화 보여주면 그게 최고였는데

모여라꿈동산이나 디즈니만화 뭐 그런거 말이다.

 

하록선장도 기억나고 은하철도999나 미래소년코난 할때

꼭 심부름 시키고 그랬다.

 

그럴때면 나도 조건을 걸었다.

"만화영화 다 보고.."

 

물른 밥주걱이 법보다 앞서더라..

 

 

 


진달래다. 고산지대의 진달래를 보고자 한다면

적어도 5월달이 되어야만 볼 수 있겠다.

 

천주산 같이 얕으막한 산에서도 아직 한참 멀었을 정도다.

이상기온 때문에 개화가 많이 늦다.



 

 

간만에 보는 진달래 터널이다.

 

 

천주산도 용지봉이라 부르는가 보다.

용의 연못이라는 뜻인데

 

정오나절 아줌마 부대의 기습에 용의 연못이

떠들썩하다.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피자 대신에 라면 끓여준다고 하니 눈이 동그래 진다.

 

"라면으로 대신하자"

 

돌아온 대답은 의외로 상큼하다.

 

"치사빤쓰"



 

 

 



라면을 끓여주겠다고 하니

진달래를 따왔다.

 

"야 라면에 누가 진달래를 넣니"

"찌짐에 진달래 넣잖아"

"그건 찌김이지 이건 라면아이가"

"이거나 저거나 넣어면 똑같다. 아빠는 그거도 모르나" 




 

 



산딸기순이나 찔레순 그리고 진달래를  따 주었더니

의외로 별미란다.

 

도심지 아이들이 이런 맛들을 접해 보기란 쉽지는 않을것이다.

취나물과 반디나물도 따서 줬더니 더 없냐고 자기가 찾는다.




 

 



진달래 라면이다.



 

 



정상부는 아직 이르다.

작년보다 일주일이나 늦다.

 

화왕산은 꽃봉오리도 개화 안했고 비슬산은 5월 초순을 훌쩍 넘어야 되겠다.

어린이날때 차라리 진달래 보러 가는게 딱 좋을듯 싶다.




 

 




젊은 사람이 있고

할머니 같은 한분이 있는데

 

어느분에게 부탁할까 싶다가

"할머니가 더 나을듯 싶다"라는 딸래미의 의견을 존중해 부탁했더니

 

아래의 사진이 나왔다.

예술적 재능은 나이하고는 상관 없더라




 

 




하산해서 내려오니 작은 음악회가 열리고 있어

좋은 시간이 되었다.

 

간만에 주옥같은 음악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천주산은 4/25일 전후가 가장 좋을듯 싶다.

오래간만에 딸래미와 산행을 했다. 이제 나이 더 먹으면 아빠하고

어울리지도 않을것이다.  친구나 컴퓨터가 더 좋아 할것이다.

 

그전에 부지런히 피자를 무기삼아

데불고 다녀봐야 겠다. 물른 그 약빨도 몇년 안되겟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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