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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이야기

공존의 그늘 송악이 사는 방법

by 구상나무향기 2010.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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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의 잎은 아이비와 비슷하다.>

 

송악(松萼)은 두릅나뭇과의 덩굴성 상록수입니다.

덩굴성 식물들이 보여주는 대표적 특징이 '덩굴손'인데요


덩굴손은 식물의 겨드랑이나  줄기 끝에서 나와서 나무나 풀들을 칭칭
감고 올라가는 역할을 하지만 같은 덩굴성이라고 해도 이 방법에서
송악은 다소 차별됩니다.

 

송악을 자세히 보면 말이죠 덩굴손이 나와서 칭칭감고 올라가는게 아니라

이 녀석은 아주 특이하게 '공기뿌리(공중뿌리,기근氣根))'라는 게 줄기에서 나와서

나무를 단단히 부여잡으면서 한발한발 올라간답니다.


마치 암벽 등반하듯이 차례차례 나무를 타고 올라가지요


 

<송악이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모습>

 

공기뿌리가 올라갈 대상을 잡았으면
이미 그 나무는 자신이 피워야 할 잎이며 꽃이며 모두 포기 해야 합니다.

 

송악의 늘 푸른 잎사귀가 그 나무를  완전히 덮어버리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송악이 올라탄다고 해서 숙주인 나무가 죽는 건 아닌가 봅니다.

최소한 염치는 있는것 같네요

물론 나무가 죽어버리면 그 자신 역시 떨어져 나가야 하니 최소한
그런 멍청한짓은 안 하겠지요 양분을 탈취하거나 아니면 나무를 죄어
고사시키는 정도의 짓은 안할겁니다.

 

'새삼'같은 기생식물은 무조건 다 빨아먹고 도망가는 흡혈귀 같은 녀석이지만 
송악은 그냥 감고 올라가 같이 살자고 우기는 빼짱 좋은 녀석이지요.


 

<공기뿌리가 나무나 바위에 달라붙어 올라간다.>


겨우살이나 새삼같이 양분을 도적질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달라붙어 사는거외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그래도 원래 주인은 송악이 여간 성가신 게 아닐 겁니다.
웬 괴물 같은 놈이 착 달라붙어 안 놔주고 버티고 있으니 좋을 턱은 없겠지요

 

물론 자신의 잎과 꽃은 피울 틈도 안주니 정말 악마 같을겁니다.

송악은 역시 해안가 위주로 많이 자란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런 건 아닌가 봅니다.

 

물론 서해안이 가까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내륙 속으로 들어가는

고창 선운사를 방문해보면 입구 주차장 왼쪽 계곡 쪽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초울트라헤비급  송악도 있답니다. 보면 기가 막히지요


 

<선운사에 있는 천연기념물 삼인리 송악>

 

잎을 보면 꼭 키우는 원예식물인 아이비(ivy)가 떠올려집니다.
비슷하게 닮았는데요 아이비는축축 늘어지지만,송악은 위로 향하는
특성이 있는 식물인지라 구분될 것 같네요

 

어쨋든 송악은 특별한 식물임이 분명합니다.이겨울 늘 푸른 잎사귀가
신선함을 주는 것도 특별 하지만 무엇보다 그 녀석들의 염치 불구
자리 뺐기는 역시 뻔뻔함의 대가임을 증명해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남 못살게 굴고 지만 잘사는 뻔뻔한 사람들도 참 많지요 송악
쳐다보면서 그런 생각도 들더군요

 

송악 보면서 나는 저리지 말고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 드는 거 보면
자연에서 배울게 참 많은것 같습니다.
사람 사는게 모두 자연속에 있는것 같네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이끼가 바위를 덥듯 그렇케 덥쳐갑니다.>


 

<송악이 바위에 흡착된 모습 (꼭 나무만 타는건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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