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롱뇽 산란 사진.영상 첫 촬영

 제주도롱뇽 산란 사진.영상 첫 촬영

연합뉴스 | 입력 2010.02.01 13:43 | 수정 2010.02.01 13:47

 난대산림硏, 한라산 사려니숲 습지서
(제주=연합뉴스) 홍정표 기자 = 제주도롱뇽이 자연상태에서 산란하는 모습이 사진과 영상으로 처음 촬영됐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 박찬열 박사팀은 지난달 23일 낮 12시27분께 해발 400ｍ인 한라산 사려니숲 산림습지의 바위틈에서 제주도롱뇽 암컷 1마리가 수컷 10여 마리와 뒤엉켜 산란하고 알에 수정하는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박 박사팀은 2008년부터 해마다 1월 20일부터 이 습지에서 밤낮으로 번갈아가며 제주도롱뇽의 산란시기를 관찰해 오다 산란 장면을 포착, 새의 둥지를 촬영하는 데 쓰는 탐색기를 개조해 만든 지름 1.2㎝의 내시경 카메라로 사진과 영상을 촬영했다.

또 지난 1월 18일에는 같은 습지에서 북방산개구리가 올 들어 처음으로 산란하는 모습도 촬영했다.

연구팀이 확인한 결과 제주도롱뇽의 올해 첫 산란시기는 2008년에 비해 4일, 2009년에 비해 7일이 빠르고, 평년 산란시기인 2월 하순보다는 1개월가량 빨라져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가 제주의 생태계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됐다.

박 박사는 "제주도롱뇽은 주로 밤에 활동하기 때문에 관찰하기가 어려우나 이번에 운 좋게 낮에 산란하는 장면을 포착, 내시경 카메라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온과 강우량이 제주도롱뇽의 산란시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아직 확신하기는 이르다"며 "양서류의 산란시기 변화에 따른 먹이사슬 변화 등 보다 세밀하고 지속적인 생태계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도롱뇽 3종 가운데 제주도롱뇽은 제주도와 진도 등 남해 지역에 서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