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흘렀다.
벌써 산에 든다고 생각한지 10여년 이상이다.
20대에는 거의 운동이나 등산등 자기 취미에는 관심이 없었다.
30대 이후 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취미는 날 메니아급 이상의 광신도로
탈바꿈 시켰고 등산이나 스포츠에 대한 열망은 지금 나의 삶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올해 나이 40세 산행 경력은 10년이 되었다.
그동안 그렇케 미치도록 다녔던 산이다.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나 자신에게 물어봤다.
"모르겠다"
사실 정말이다. 왜 산에가는지 주저리주저리 읇어봐야 밸시리 큰의미도 없을듯 싶다.
"그냥 가면 가는거지 뭔 이유가 있어"
산행 경력 20년 이상의 베테랑에게 물어봐도 그대답은 매한가지다.
답에 대한 결론을 초월했을 수 도 있고
아님 답을 회피할 수도 있다.
아마 내 나이 50세에 들어 산행경력 20년쯤 되면
그땐 다른 답을 줄 수 있을지 모를일이다.
왜 산에 가는지에 대한 답은 하지 못하겠지만
분명한건 10년 동안 산행 패턴은 바뀌어 있었다.
<오룡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초반에는 다양한 산을 접하는데 목적이 있었고
체력과 그리고 산을 통한 극기의 경험을 쌓는게 촛점이 되었다.
그때가 가장 힘들었고 괴로웠던 산행의 추억 시절이다.
6년차 이후가 되면서 좀더 많은 산을 다녔고 슬슬 야영과 비박을 통해
발전된 체력을 바탕으로 좀더 과감한 산행방식으로 이어져 갔다.
10년쯤되니 이젠 조금 즐길떄가 온듯하다.
마라톤과 장기 산행을 통한 체력증진과 그리고 욕구의 발산등은 지금의 패턴에서
약간 부족함을 느겼으며
장기 산행에 대한 매력이 시나브로 나에게도 다아 있었다.
지리무박왕복종주를 통해 32시간 동안의 극기를 체험해본적도 있으며
적게는 35KM 구간을 뛰는 산악마라톤에도 참가를 했었다.
올봄에는 대산-무학산등을 아우르는 30KM 정도의 극기산행에서 묘한 매력을
느끼기도 했었다.
무엇보다
100KM 울트라 마라톤을 하면서 장기 산행에 대한 매력과 그리고 장거리 스포츠에 대한
모험적 발심에 대한 성장통을 겪기도 했었다.
"해보고싶다."
바로 그랬다. 해보지 않는자 알수 없으며
발은 그 어떤 머리와 눈보다 빠른 진실이다.
도전! 아마도 죽을때 까지 계속될듯 싶다.
도적 의식이 없다면 어쩌면 그 인생은 죽은 인생이나 진배가 없지 않을까
장거리 산행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찰때 슬그머니 다가왔던
J3클럽이라는 하드코어 산행클럽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이 해낸 각가지 산행기는 거의 기행수준에 버금가는 정도였다.
100KM을 마라톤도 아닌 산행으로 이어내며
90KM의 지리태극종주를 무박으로 진행하는가 하며 국내 여러 산악들을
이어낸 수십KM대의 환종주나 종주루트를 개발해 스스로 완주해 보이기도 한다.
물른 일부 사람의 능력이기도 하겠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나의 눈빛은 무한한 부러움과 존경심 그자체였다.
물른 딴은 미칫진이라며 일축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건 분명 철학의 차이일뿐 어떤 의미도 필요 없다고 본다.
"나도 해보자"라고 나선건 오사환종주의 루트를 보고 결심한것이다.
내가 최초에 풀코스 마라톤을 해낼때 하프코스를 거의 10회 정도 완주한후
도전을 했었고
100KM 울트라 마라톤을 완주했을때도 50KM 울트라와 풀코스 연습을 통해
완주를 했었다. 준비없는 결과는 결코 없는것이다.
그들의 모험을 따라할려면 나역시 준비가 필요했다.
그래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게 오사환종주라 보면 되겠다.
五寺는 말그대로 다섯개의 사찰을 뜻한다.
오사환종주란
통도사,운문사,표충사,석골사,석남사 다섯개 사찰의 주위 산군을 이어
마치 반지 고리처럼 둥글게 루트를 잡아 다시 돌아오는 방식의 산행을 말한다.
거리가 결코 짧지 않다.
통도사 환종주: 영축산-오룡산-통도사 20.2KM
석골사 환종주: 억산-가지산-석골사 38KM
표충사 환종주: 재약산-표충사 24KM
석남사 환종주: 고헌산-가지산-능동산-석남사 32KM
운문사 환종주: 가지산-운문산-운문사 36KM
아래 사진과 같은 형태로 이어져 있다.
오사환종주의 그 첫번째 제물(?)로 가장 만만하게 보였던
통도사 환종주를 선택했다.
가장 거리가 짧고 루트 또한 유순하며 내가 알고 있는 산길이
대부분이기 떄문이였다.
짧다고 ?
영축산 정상에서 바라본 오룡산까지의 산길은 거의 시야에서 보이지 않을 정도다.
20KM 정도의 산행은 많이 해왔지만
역시 만만한 거리가 아님을 알수 있다. 마침 뿌연 안개와 더불어 더욱더 거리의 아득함은
실로 암담하기만 할 정도다.
희미하게 잡히는 실루엣의 봉우리가 오늘 돌아 넘어야할 오룡산이라니
아찔하기만 할뿐이다.
영축산을 오를때 오늘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음을 알수 있었다.
죽바우등을 넘어 시간은 지체되어 결국 한피기고개에 이르니 갈등이 생겼다.
오룡산을 넘어 통도사 무룡교까지 이를때까지는 적어도 오후 6시를
넘어야만 가능하다는 시간계산이 나온다.
제법 지체한 산행이였다.
주저로운 동료가 있는것도 아니것만 본래의 계획에서 다소 빗나갔지만
투벅투벅대며 걸어 내려온 산길이
결코 작은 낭만이 아니며
결코 다른 풍경에 비할바가 아니다.
근육은 뭉치고 종아리는 묵직하다.
20.2KM 결코 만만한 거리가 아님을 인정한다. 여러번 경험해본 산행 거리이지만
그러나 몸상태는 이거리를 지탱해줄 여력이 없었다.
물른 컨디션이 안좋았다는 핑게를 내세울 수 있지만
컨디션이 항상 좋으리란 생각은 내 핑게일 뿐이다.
하나의 완성은 또다른 도전을 의미한다.
오사환종주...
정맥이니 기맥에 심취한 인사들도 있겠지만
나역시 장거리 산행에 대한 묘미에 나름 푹 빠져 있는 시간이다.
다음 목표는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오사환종주를 나설땐 무엇보다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는냥
신중한 컨디션 조절이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가진다.
절대 만만한 경우는 없을것이다.
내자신에 대한 겸손이 있어야만 성취감이라는 참된 성적표를 받아 들일 수 있다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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