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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일반산행기

석골사~수리봉~사자봉~흰바위봉~석골사

by 구상나무향기 2017.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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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봉가는 들머리>




작년 11월, 운문산 자락의 함화산에서

얼음굴로 내려올 때 아주 식겁했었다.


거리는 짧았지만,

함화산 능선에서 얼음굴로 내려올 때의 대략난감했던 등로는 헐랭이 산꾼을

괴롭히기에 충분했었다.


석골사 주변 산군 중

대표적인 봉우리가 억산과 운문산인데


수리봉에서 바라보는 운문산의 당당함과 위풍스런 풍경은

사뭇 긴 칼을 찬 장수마냥 고압적이다.





<전날 35킬로 훈련을 했었다>





전날, 김해 벌판을 땡볕의 기운을 무릅쓰고 35킬로를

훈련삼아 뛰었다.


다소 뻐근한 기운과 신체가 날 욱죄고 있었지만,

싱그러운 녹음과 상쾌한 공기가

나의 신체에 엔돌핀을 가득 불어 넣어주고 있었다.


"역시 산행은 이 재미야"


땀을 흘리고 움직이는게 미덕이라고 여기는

나같은 '역마살 신봉자'들은 떠나는 게 도와주는 것이다.






<얼음골 풍경>




석골사주차장에서 수리봉을 거쳐 사자봉까지는 오르막이다.

줄 곳 오르막이기 때문에 다소는 버겁고 땀방울이 산꾼을 흠뻑 적셔 준다.


이 구간 만만치 않다.


석골사에서 시작하는 억산과 운문산의 등로는

다 이렇게 오르막의 연속인데


골이 깊고 지형이 높기 때문이다.





<수리봉 가는 길>




수리봉으로 오르면 북암산 가는 길에

문바위라는 아주 큰 바위가 시야를 압도 한다.


북암산으로 향하면 인골계곡으로도

하산할 수 있는 다양한 루트가 열려지지만,

석골사를 중심으로 원점회귀 할려면 억산과 운문산으로 이어가야만 가능하다.







수리봉은 두 번째 방문이다.

예전에도 올랐지만, 그때 이렇게 오르막이었나?


아이고 허리야 무릅이야

만신이 쑤신다.


사자봉까지 기합을 넣어가며 올라야 하는

버거운 오르막의 연속이다.






<수리봉이 벌써 아득하다>



사자봉 가는 길에 본 풍경이다.

저멀리 억산과 운문산이 압도적인 풍경으로 다가온다.


이 구간은 군데군데 조망하기 좋은 바위전망대가 많기 때문에

솔솔 불어오는 갈바람을 느끼며 쉬어가기 딱 좋다.


함포고복의 행복감을 느껴보며

다들 산행을 즐겨보자.


무릇, 산행은 이 재미로 하는거 아니겠는가






<운문산 방면>



정면 바위 봉우리가 문바위다.

능선에서 멀지 않기에 살짝 다녀와도 된다.


문바위가 있는

저 능선까지 오른다면 오늘 올라야 할 몫은 다 오른셈.

저기서부터는 고도차 없는 평준한 능선 길을 걷게 된다.





<문바위>



싱그러운 녹음이 등로 가득히 펼쳐진다.

숲은 사람을 진정시키고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천연 호르몬제다.


그냥 그안에 있기만 해도 행복을 느낀다.

지난 15년 산꾼 세월, 난 산에서 싸우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숲은 사람을 더욱 너그럽고 자비롭게 만들어 주는 마법을 부린다.


성질 더러운 사람, 성질 급한 사람, 우울증 만땅인 사람들 숲으로 가시라

그럼 치유된다.






사자봉은 등로 바깥에 위치한다.

등로에서 90m 정도 떨어져 있는데 살짝 다녀오기 좋다.


일행들 쉬게 하고 '역마살신봉자'만 후딱 댕기오자.





<사자봉>



녹음 좋고 길이 좋아 흥얼대며 걸었더니

어느듯 갈림길에 도착한다.


여기서 억산은 600m 전이다.


흰바위봉으로 해서 석골사로 내려가는

능선 길인데 이 코스로 하산하면 전체적으로 약 5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반나절 산행으론 최적의 코스다.


석골사~수리봉~사자봉~흰바위봉~석골사

시간은 5시간 30분 정도 걸렸고 거리는 약 7.5km이다.





<갈림길, 여기서 석골사 방향이 흰바위봉 가는 길>





더 나아가면 억산이나 운문산으로 가는 길 곳곳에 갈림길이 있어

언제든 석골사 방향으로 하산해도 된다.


코스에 따라서 시간은 5~8시간 까지 다양하 게 이어갈 수 있는

루트가 많으니 개인의 체력에 따라 선택하면 되겠다.





<흰바위봉에서 바라본 운문산>



길이 참 좋다.비록 오르막이 있어 힘들고 어려웠지만

이렇게 좋은 길과 내리막이 있어 편안한 시간도 함께 하는

산행의 시간이다.


인생이 파도란 건 누구나 아는 진리다.


오르막과 내리막

그리고 평지 길의 즐거움과 바위 길의 험난함.


살다보면 다 겪는 것들이다.





<흰바위봉에서 바라본 수리봉>



안아프고 살 수 있다면 나는 그게 가장 큰 행복이라 여긴다.


금전

명예 등등 다양한 삶의 요인들이 있겠지만


나는 최고로 치는 게 바로 건강이다.


돈으로 살 수도 없고

명예로도 가질 수 없는게 건강.


오롯이 나의 노력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 건강이라 여긴다.


즉,

"없는 놈이 건강이라도 해야 뭐라도 해먹고 살지"하는

정신승리 취지의 견해다.





<숲이 매우 건강하다>




빛이 잘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녹음이 가득찬 건강한 숲의 모습이다.

굴참나무와 서어나무같은 극상림이 숲 가득 자라는 아주 싱그러운 풍경들인데,


이런 곳에 살면 아파 죽어가는 사람도

벌떡 일어날 듯 싶다.


숲의 기운이 참으로 싱그럽고 편안하기에

숲에 가길 꺼려 하면 안되는 이유다. 건강할려면 숲을 찾아야 한다.






내리막이 참 좋다.

굴참나무 숲 속이 만들어주는 참으로 좋은 길이다.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순간.

어제 지친 심신이 오늘 산행을 통해 고스란히 풀리는 시간이었다.





벌써 다 내려와 버렸다.

석골사 바로 코앞의 말뚝 뒤로 떨어져 내려오는데


깔끔한 원점회귀다.







석골사는 참으로 아담한 사찰이다.

그리고 소담스럽다.


부처님에게 이런저런 소원 성취를 위한 기도는 잘하지 않는 편이다.

"내가 잘하겠습니다."하는 염원만 담는다.


노력도 안 하면서 뭐뭐 해달라고

기도만 드리면 부처님이 한 대 때릴듯싶어서 말이다.




<석골사>



6월 둘째 주 광주대회 대비를 위한 훈련을 마무리했다.

늘 오기와 집착, 어찌 보면 미련일지 모르는 심정으로

대회에 참가한다.


한 번도 편하게 뛰어본 적이 없것만

그래서 더더욱 노력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역마살도 정신력도 되고 체력이 되야 그것도 가능하지

아무나 하는게 아닐 지다.





"꽃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기는 어려워라"

석골사에 있는 글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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