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머루> 결실의 계절이다. 곡식이 익고 산과 들의 야생과일들이 제철로 익어가는 시기다. 지금이야 수박이며 참외 그리고 사과나 배등이 철없이 수확되는 시기이니 구태여 제철 과일 따져가며 들이댈 이유야 없겠지만 현대의 과학기술이 전혀 용인되지 않는 야생에서 열리는 과일들은 지금이 딱 제철인 셈이다. 뭐..야생과일이라고 해봐야 사실 지금의 세월에서는 모두 추억 속의 토속 과일들만 남았다. '머루'며 '다래' 그리고 '으름'이나 '보리수나무'의 열매들이 우리가 추억하는 토속 야생과일쯤 될 것이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으리랏다" 흔히 유유자적한 삶을 빗대어 우린 이런 말을 하기도 하지만 함포고복할 만큼 머루나 다래의 양이 많지도 않을커니와 무엇보다 머루나 다래가 맛이 있을까 ?라는 의문도 생긴다. 내가 먹어본바 정말 맛이 없었다. 시기만 할 뿐 단맛은 거의 나지 않는다. <다래> 다래는 후숙과일(익혀서 먹는)이기 때문에 나무에서 채취 후 며칠 지나서 먹으면 단맛이 나는 과일이다. 그 때문에 바로 따서 먹는 건 맛이 없고 오히려 후숙되어 땅에 떨어진걸 주워 먹어야 맛이 더 좋다. 요즘은 카바이드라는 약품을 이용해 강제 후숙을 시키는데 귤이 대표적이다. (후숙과일: 토마토,귤,다래,키위,파인애플,자몽,바나나,구아바,홍시 등) 머루도 시간이 지나면 약간 단맛이 나지만 대체로 신맛이 아주 강한편이다. 바나나향이 나는 으름은 씨앗이 많아 먹기 상그럽고 그리 썩 단편도 아니고 양도 적다. 사실 청산에 살으리라며 떠들어댈 만큼의 양도 맛도 없는 우리의 토속 야생과일들이다. 하지만 시고, 못나고,맛도 없어 눈길 주지 않는 이 토속과일들의 효능을 안다면 아마도 그리 푸대접 못할 것이다. 과일이 달기만 하면 좋은가 ? 그에 대한 반기를 들어본다. <야생 머루> 대체적으로 과일은 신맛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먹는 사과나 배 그리고 파인애플이나 바나나 그리고 오렌지나 칠레산 포도 같은 수입산 과일들은 하나같이 달다. 당도가 설탕에 버금갈 정도며 신맛 또한 거의 없는 수준이다. 그런데 왜 야생에서 달리는 과일들은 시고 맛이 없을까 ? 심지어 열대지방에서 야생에서 달리는 바나나를 직접 먹어본적이 있는데 우리가 시중에서 파는 단맛 좋은 바나나와는 맛이 다르다. 덥덥한 맛만 있다. 왜 그럴까 ? <야생 오미자> 한마디로 생존하기 위함이다. 야생에서 자신의 유전자를 보호하고 안전하게 자손을 번식 시키려면 천적인 벌레에게로 부터 열매가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벌레가 싫어하는 맛이 있다면 바로 신맛이다. 단과일에만 벌레가 모이지 신과일에는 벌레가 모이지 않는다. 천적이 우글대는 숲속에서 안전하게 씨앗을 내릴려면 무엇보다 벌레가 싫어하는 맛을 내야 할것이다. 식물도 생각하고 진화하는 존재다. 벌레가 많은 숲속에서 자라는 식물일 수록 신맛이 많이 나는 과일이나 덥덥하거나 맛이 없는 과일을 내어 놓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개량하지 않은 야생종들은 맛이나 덥덥한 맛이 강한 이유가 그떄문이다. 예전 우리 주위에 흔히 맛보았던 과일들이 지금처럼 달았든가 ? 지금의 과일들은 그 신맛을 내는 유전자를 모두 설득(?)해서 단맛만 낼 수 있도록 품종개량한 종류들이다. 여기에 저장성이나 풍미를 더해 탈바꿈을 거듭한 상업적 결과물들인것이다. <야생 바나나> 품종 개량을 통해 과일에 나는 신맛은 없애고 단맛만 남은 과일을 생산하고 있는 요즘엔 신과일 먹어보기가 오히려 힘들 정도다. 신맛을 모두 터부시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맛에 과일만의 독특한 물질이 녹아있다는 사실을 알면 단맛만 나는 과일을 찾지 않을 것이다. 신맛에는 과일이 품어내는 천연 항산화 물질이 녹아 있는데 그게 바로 '구연산'이다. 이 구연산은 피로회복에는 나름 효과를 발휘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구연산이 우리 몸 속의 피로물질을 씻어내는 능력은 무려 포도당의 10배에 달한다고 한다. 특히 산성화 되어 있는 몸을 알카리성으로 돌려주는 역할을 하는 게 바로 구연산이다.
<야생 머루> 임신 초기에 임산부들이 과일의 신맛을 찾는 이유 또한 구연산을 섭취해 칼슘 흡수에 도움을 받기 위함이라 한다. 과일의 신맛은 항산화 효과 뿐만 아니라 항암 효과도 있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작정 단맛만 선호 한다면 자연이 주는 선물인 이 천연물질들을 헛되이 돌려 보내는것이다. <으름> 야생 머루는 매우 시다. 또한 야생에서 키운 복숭아나 포도 같은 경우도 신맛이 높다. 자두 역시 신과일이나 요즘은 단맛만 추구하는 탓에 새콤달콤한 맛을 찾기가 힘들다. 신맛을 내는 산은 벌레 퇴치 효과가 있어, 씨앗이 과육속에서 벌레로부터 안전하게 성장하도록 하는 방어 물질인것이다. 침엽수가 토해내는 피톤치드를 통해 우리는 삼림욕을 즐긴다. 바로 그 피톤치드 역시 천적으로 부터 식물들이이 뿜어내는 자기 방어 물질인것이다. <야생 바나나, 맛이 없어 코끼리 간식용으로 활용한다> 신맛이 없어진 과일은 온통 벌레 천국이다. 요즘 출시되는 오렌지,파인애플,바나나, 그리고 수입산 포도의 경우 설탕 보다 달다. 이런 과일에 벌레가 많을 수 밖에 없다. 생산지에서 얼마나 많은 농약을 투약 하는지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는 불편한 진실일뿐이다. 방어물질인 신맛이 없고 벌레가 좋아하는 단맛만 가득하니 당연 벌레를 잡기위한 농약을 과다하게 사용할 수 밖에 없을것이다. 또한 저장성을 좋게 하기 위해 토마토의 물러지는 성질을 줄이고, 과일의 저장성을 높히기 위해 유전자 조작을 하기도 한다. 그걸 GMO라고 하는데 아직까지는 콩이나 옥수수.밀같은 제초제에 약한 작물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유전자를 인간에 맞게끔 조작하다보니 자연을 거슬리는 역효과도 발생한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상당한 만큼 아직까지는 안전한 먹거리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GMO 제품들이다. 곡물과 마찬가지로 상업적 이익의 극대화속에 과일들에게도 점차로 GMO의 영역은 넓어질 추세다. <보리수나무 열매> 시중에서오렌지를 사다 냉장고에 넣어두면 한달이상 지나도록 물러지지 않는다. 수입산 포도 역시 마찬가지다. 오레지와 수입산 포도 같은 수입 농산물들은 생산과 저장 과정, 그리고 검역과정등에서 이루어지는 농약 살포와 후숙이 쉽게 되지 않는 GMO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선과일이 30일 이상 물러지지 않는다는게 이해가 되는가 ? 그게 가능한게 요즘 과일들이다 물른 국내에서 판매되는 귤에도 카바이드를 이용해 강제 후숙시킨다. 화학약품인 카바이드가 몸에 좋을리 절대 만무하다. 노란색으로 먹음직 스럽게 익은 귤은 모두 카바이드로 강제 후숙한 결과물로 보면 된다. 자연 후숙한 귤은 그렇케 노랗치 않다. 오히려 푸르스름해서 먹음직스럽지 않게 생겼다. 그래서 덜 익었다며 터부시 하지만 사실 익은건 똑같다. 색깔만 다를뿐인데 사람들은 오히려 안전한 먹거리를 뒤로하고 위험한 선택을 한다. <바나나 맛이 나는 으름> 자연의 과일들은 숫제 말로 맛이 없다. 하지만 그 맛이 바로 사람을 살리는 물질이며 우리의 향수가 녹아 있는 물질인것이다. 산야를 헤매며 따먹었던 가을나절의 머루와 다래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제 드물다. 냉장고만 열면 교과서의 지식을 역행하는 과일들이 가득한 시대다. 과일들은 하나같이 달고 향도 좋다. 하지만 그 달콤한 맛의 유혹에 우리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성인병 세상인 것과 과일의 신맛이 사라져간 것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본다. 요즘 사람들에게 이런말 해봐야 통할리 만무하겠지만 단맛 보다 신맛 나는 과일이 우리에게 정작 필요한 과일들인 것이다. <이게 무슨 씨앗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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