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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일반산행기

영동의 명산 민주지산(민두름산) 겨울산행.

by 구상나무향기 2025.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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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때문에 영동까지 갈 이유가 있을까?

지금의 나의 산행 패턴으로 보자면 사실 2시간 이상 운전하는 것도

귀찮니즘에 푹 빠져 지내고 있는 작금의 정신 상태다.

 

나와 가장 친한 형님이 소속된 산악회에서 주관하는 산행이 있기에

동행자가 잘빠진 사람이라 영동까지 가게 된 가장 큰 이유.

 

이젠 멀리 가는 게 너무 귀찮다.

 

 

 

 

민주지산, 영동 최고의 명산으로 통한다.

민두름산이라는 옛 지명이 한자어로 차용되면서 민주지산이 되었다는 어원이 있는데

 

산세가 민두름하다 해서 이름 그대로 붙여진 것.

 

하지만 삼도봉에서 석기봉을 지나 민주지산까지의 산세는

절대 민두름하지 않으니 그건 곧이곧대로 듣다가는 큰 코 다치는 신세를 점할 수 있음이다.

 

 

 

산그리메가 절묘하다.

 

 

 

오래간만에 여러 동료들과 함께 산행을 했는데

나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산행하는 형태를 즐겨하지도 않고,

나만의 산행 스타일을 고수하기 때문에 혼자 또는 소수로만 다녔다.

 

일단 마라톤으로 길러진 체력으로 쉬지 않고 걷는 건 기본.

그리고 야생화와 생태에 관심이 많아 그런 것만 보면 또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성정 때문에

여러 사람들과 함께 하는 건 사실 나하고의 산행 패턴과는 맞지 않는다.

 

다양한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 간혹 불편한 모습들도 보기에 

mbti 'I'형의 나로서는 단체 산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이유다.

 

 

 

전라북도, 충청북도, 경상북도가 만나는 삼도봉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산행하는 건

아마도 내 기억상으로는 10년도 더 된 산행이었을 것이다.

 

21명이 참여했고

A조와 B조로 나뉘었는데

 

A조는 삼도봉에서 석기봉 그리고 민주지산에서 물한계곡으로 돌아오는 왕복 14KM 코스

B조는 물한계곡에서 바로 민주지산 정상만 찍고 내려오는 왕복 9KM

 

B조의 시간대를 고려해

삼도봉에서 민주지산까지는 거의 뛰다시피 걸었다.

 

 

 

 

구미 금오산으로 알았는데? 다른 산이라는 말이...

 

 

개인적으로 민주지산은 아주 오래 전, 산행한 경험은 있지만

그때의 기억은 전혀 나지 않았고, 그때도 눈꽃이나 상고대는 없었든 것으로 추억된다.

 

오늘,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는데

의례 겨울이 되면 바래봉이나 민주지산은 눈꽃산행지로 항상 계획하기 때문에

 

눈꽃이 있든 없든 산악회들의 일정에 맞춰

주말에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예전에 달리 민주지산도 눈 많기로 소문난 시절은 이젠 옛말.

 

때론 눈이 퍼붇기도 하지만

예전만큼 적설량이 깊지도 않고 눈꽃 보기란 갈수록 힘들다.

 

 

우측 봉우리가 석기봉

 

 

 

아마 간만에 능선에서 흘리는 쾌감 짙은 땀방울의 맛이 아니었나 싶다.

예전부터 마라톤을 하다 보면 종종 겪었든 땀방울 먹는 산행 스타일.

 

잊고 있었든 지난 날의 

마라톤을 상기하며 즐거운 하루를 보낸 그날의 민주지산 산행

 

 

사실 석기봉이 더 웅장하고 거대하다. 민주지산은 부드러운 봉우리.

 

 

겨울, 맑고 시린 하늘.

그날, 민주지산은 참으로 시린 겨울 하늘의 보여준 청명한 날이었다.

 

바람은 없었고

되려 오후가 되니 훈풍이 불었고 여민 옷자락 사이로 땀방울이 짙었다.

 

겨울 나절 산행치곤 

최고의 기온을 보여주며, 사람들에게 산행의 즐거움을 선사한 산신령의 

보은이 아니였나 싶다.

 

골프장에서 만나는 산신령은 늘 심뽀가 고약했는데

역시나 산세 큰 산신령님은 은혜가 자비롭다.

 

 

 

정면 봉우리가 민주지산, 석기봉에서 본 풍경

 

 

열심히 달린 덕분에 느릿한 B조와 30분 차이로 가까스로 도착.

그들이 마련해준 만찬의 점심으로 시간을 보내니 어느덧 하산시간이다.

 

바람이 차갑지 않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시간.

바람이 사뭇치면 사실 앉아 있기도 힘든 것이 겨울 산행인데.

 

지리산 못지 않은 민주지산 역시

강풍의 매서움으로 악명이 자자한 곳.

 

 

산악회 회장인 미끈한 동료.

 

 

정말 오랜만에 멀리 산행을 떠났었고

단체산행을했었다.

 

이번 주만 지나면 이제 설 명절이다.

가족과 함께 제주도로 떠날 여행을 생각하니, 벌써 2025년 1월이 지나 간 듯하다.

 

세월 참 빠르다.

 

 

 

푸른 뱀의 해, 다들 새해 복많이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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