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바위>
공개바위, 2006년 조은산님과 함께
문수사에서 시작해 독바위로 올라가 공개바위를 본 경험이 있었다.
그때는 솔봉능선으로 올랐고
이번에는 노장대골로 올랐다는 게 다른 점.
그 외 코스는 같았다.
<2006년 노장대(함양독바위) 정상에서>
동강마을 공용화장실에 주차를 하고
적조암까지 걸었다.
동강마을에서 적조암까지는 3.3km
사부 자기 걸으니 딱 1시간 걸렸다.
마을 입구부터 살구나무를 심었기에 6월경 산행하는 꾼들이라면
살구 원 없이 따먹을 듯하다.
매실나무인가 했더니 자세히 보니 전부 살구나무다.
<동강마을에서 적조암까진 시멘트 도로>
코스: 동강마을~적조암~노장대골~노장대~군계능선~공개바위~방곡마을~동강마을
거리: 17km
소요시간: 9시간 30분
공개바위를 보고 꽃봉산으로 하산할 수 있었으나
조금 더 걸어보고자 방곡마을로 내려온 루트다.
<적조암>
노장대골은 매우 유순하다.
지리산의 여타 계곡 길에 비해 매우 순하고 부드러운데
그래서인지 이곳은 주거터가 군데군데 많다.
암자터와 더불어 주거지로 추측되는 장소가 제법 많고
그 흔적이 지금도 뚜렷이 남아있는 골짜기다.
<풀솜대>
노장대골은
함양독바위의 본래 이름 노장대에서 비롯한 이름
뜬금없이 함양독바위란 명칭으로 불리지만
노장대가 원래 지명이니 노장대라 불러야 할 것이다.
노장대가 우뚝 솟은 골짜기.
당연 노장대골이다.
<노장대골의 터줏대감 돌배나무>
옛 주거지로 추측되는 곳에 돌배나무가 아름드리 자란다.
엄청난 크기다.
큰 돌배나무는
드물 게 볼 수 있는 거목.
바로 윗 터에 거목의 뽕나무도 한 그루 자라는데
한 때, 이곳이 사람 사는 곳이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내 덩치와 비교해봤다.
사실 나 덩치 작다. 사이즈 95 입는다고 하면 다들 안 믿는데
내 사이즈를 다들 105로 착각들 한다.
"나 덩치 안 크다."
돌배나무의 잎사귀가 5월의 녹음을 대변하는듯하다.
파릇한 잎사귀 아래로 떨어지는 햇살이 바야흐로 '봄의 빛'이다.
이번 주 드디어 올해 첫 울트라 대회가 있는데
컨디션은 이미 바닥이다.
하여튼 뭘 해도 어설픈 산꾼이자 마라토너다.
과연 완주나 할 수 있을까?
심히 걱정되는 바지만 그건 그때의 일이다.
지금은 노장대골을 오르는 게 우선.
<어설픈 인생>
적조암에서 환희대까지 2시간.
환희대까진 매우 부드러운 길이다.
825m인 이곳에서 보는 풍경은 다소 절제된다.
높지 않기에 눈높이가 그다지 높지 않은 탓.
<환희대의 소나무>
맞은편이 법화산 자락이다.
5월의 신록은 이미 지리산 전체를 채색시키고 있었다.
드문드문 남은 겨울의 흔적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
<환희대에서 본 풍경>
환희대에서 노장대까지 올라가는 데 여러 암자터가 나타난다.
고열암, 선열암, 신열암
그리고 동굴도 많다.
박쥐굴, 선녀굴, 유슬이굴, 금낭굴
아마 지리산 전역을 통 들어 이렇게 많은 동굴과 터가 공존하는 곳은
이곳뿐일 것이다.
<환희대에서 폰질하는 어설픈 산꾼>
그날 일련의 무리들이 분명 앞서 갔는데 어느 순간 뒤에 오는 게 아닌가.
추측컨데 이분들은 곳곳에 숨어있는 동굴과 폐사지를 탐방하는 산꾼들이었을 것이다.
<능선으로 갈수록 철쭉이 화사하게 피었다>
환희대에서 약간의 오름질만 하면
거대한 바위가 엄청난 압박감으로 나타난다.
바로 노장대다.
<노장대(함양독바위)>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예전에는
철사다리가 있었지만 지금은 밧줄만 대롱거린다.
위험해서 독바위 오름질은 생략.
그 대신
노장대 아래에서 동료와 함께 양기 충전 '거풍(擧風)'를 해본다.
그게 충전인지 방전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리산의 정기는 강렬하기에
듬뿍 흡입해봤다.
<노장대의 바위>
상내봉 오르기 전, 안락문이 나타난다.
바위와 바위 사이에 난 틈새길인데
달리 통락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보기와 달리
올라갈 땐 전혀 안락하지 않다.
드디어 오늘 산행의 끝봉.
상내봉 삼거리에 도착한다.
여기가 상내봉으로 착각하기 나름.
와불산이라고 하는 상내봉은 여기서
벽송사 방면으로 더 가야 한다.
이곳은 상내봉 삼거리. 해발 1,210m
<상내봉 삼거리, 상내봉은 여기서 벽송사 방면으로 400m 더 가야 됨>
노장대골 주변 지도 모습.
암자터도 많고 굴도 많다.
노장대골~상내봉삼거리까지의 지도 모습.
<노장대골의 전체 지도>
상내봉 삼거리에서 군계능선을 타고 1시간 20분 정도 타고 내려가면
공개바위 갈림길이 나온다.
표지판이 예전에는 있었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없다.
표지기가 달랑거리니 대충 알아서 접어들면 된다.
<심봤다>
한참 내려가다가 잠시 쉬겠다고 앉은자리.
그런데 스멀스멀 올라오는 더덕의 향.
그제야 주위를 돌아보니 더덕밭이 아닌가.
주변으로 더덕이 가득하 게 자라고 있었다.
그중 몇 개만 캐어내 나중 삼겹살과 함께 먹었는데
크기는 작아도 사포닌 향이 강한 더덕의 진미를 제대로 겪어봤다.
<크기는 작아도 엄청 강한 향이 났었다>
상내봉 삼거리에서 1시간 20분 걸려 군계능선을 타고 오면
두 번의 갈림길을 만나는데
첫 번째가 배틀재(오봉마을로 갈 수 있음)
두 번째 갈림길이 바로 공개바위 갈림길.
공개바위를 보고 그대로 임도로 진행해서
방곡마을까지 갈 수 있다.
<공개바위>
공개바위는 언론에 처음 공개되어 무척이나 유명해졌는데 2006년 언론에 보도된 초창기에 한 번 방문하고 이번이 두 번째다.
언제 봐도 늘 신기한 자연의 구조물.
바위 5개가 하나인 듯한데 가까이 가서 보면 딱 붙은 것도 아니다.
지리산 산신령 마고할미가 공기놀이를 하다가
여기에 쌓아 놓고 갔다고 하는 전설이 있는 공개바위다.
공개는 공깃돌의 경상도 방언.
붙은 게 아니다
틈이 제법 크다.
어찌 보면 쌓아 놓은 듯한 모습.
그렇기에 더욱 신기하다. 한국의 피사의 사탑이란 말이 틀리지는 않은듯하다.
육중한 바윗돌이 어찌 넘어지지 않고
버티고 있는지 신기할 다름이다.
다른 바위의 틈을 보자.
붙어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넘어지지 말라고 누군가가 이쑤시개로 공가 놨다
아마도 미증유의 힘이 저 바위를 지탱하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세상에는 우리가 설명하지 못하는
많은 일들이 있지 않는가.
이제 반대편에서 본 공개바위의 모습.
국제신문, 근교산 &그 너머에 소개된 내용.
https://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2200&key=20100820.22020192655
입구에 안내판도 만들어놨다.
이대로 내려가면 방곡마을로 내려가는 임도를 만난다.
좀 더 걷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임도로 해서 동강마을까지 걷기를 추천하고
그렇지 않다면 다시 능선으로 돌아가 꽃봉산으로 하산하는 게 거리는 더 짧고 빠르다.
난 더 걷고 싶어 임도로 내려가 방곡에서 동강마을까지
걸었다.
법전암에 차를 주차하고
500m만 오르면 공개바위를 손쉽게 구경할 수 있다.
법전암의 보살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시원한 물로 그제야 목을 축인다.
조용하고 한갓진 이런 암자에
뜬금없는 곰탱이가 나타나니 저어기 놀란 표정이었다.
"저 착한 사람이에요"
법전암에서
방곡마을 가현교까지 임도 3km
방곡마을~동강마을 아스팔트 도로 3.5km
총 6.5km
세월아 네월아 사부 자기 탁족까지 해가면서
걸었더니 2시간 30분이 걸렸다.
향이 아주 강했던
지리산 더덕.
그리고 지리산 흑돼지의 콜라보.
오룩스맵 전체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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