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

[머니투데이 전병윤기자][연령 35세→30세 이하로 완화…소득기준 등 결혼 전 대출받아야 유리]

그래픽=강기영

　#내년 결혼을 앞둔 5년차 직장인 김희수씨(33)는 요즘 연내 내집마련을 염두에 두고 있다. 정부가 지원하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자격 요건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실제 국토교통부는 미혼인 단독 세대주의 경우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의 대출 가능 연령을 만 35세 이상에서 만 30세 이상으로 완화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 경우 김씨처럼 만 35세 이하 단독 세대주면서 연소득 6000만원 이하인 경우 대상자에 포함될 수 있다. 김씨는 내년에 결혼하면 예비신부의 연봉을 합쳐 부부합산 기준인 연소득 6000만원을 넘기 때문에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올해 대출을 받으려고 고민하는 이유다.

　정부가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요건을 연이어 완화하면서 이처럼 결혼 전 '혼수'로 내집마련을 하려는 대출문의가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4.1 부동산대책'을 통해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의 소득 기준을 종전 연 5500만원에서 연 6000만원으로 확대하고 취득세도 전액 면제키로 했다. 다만 30세 이하 단독 세대주의 경우 취득세 면제 대상에선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최근 기준금리 인하에 발맞춰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의 대출금리(연 3.3~3.5%)도 소폭 인하를 검토중이다. 특히 미혼의 첫 내집마련을 촉진하기 위해 단독 세대주의 연령 기준을 30세 이하로 대폭 낮추는 방안은 잠재적 대출수요를 크게 진작시킬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30대 초반 독신자들은 생애최초 주택대출을 받으려고 해도 연령제한에 걸려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국토부가 지난해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건수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18%가량이 단독 세대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장에선 생애최초 주택대출의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민원들이 제기돼왔다"며 "실수요자의 주택매입을 돕는다는 당초 취지를 고려하면 가급적 연령제한과 같은 문턱을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집값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무리한 대출을 자극할 경우 가계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한정된 재원을 독신자가 잠식하면 부양가족이 있는 가구에 대한 지원이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부작용도 있다는 지적이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지난해 정부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에 2조5000억원을 풀었는데 이미 6월에 한도가 소진됐다"며 "올해 5조원으로 2배 늘리긴 했지만 조기에 바닥날 가능성이 있어 부양가족이 있는 가구들의 몫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