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미얀마 배낭여행기

바간여행: 뽀빠산(Mt. popa ) 여행

구상나무향기 2017. 9. 1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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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 popa

뽀빠산.


바간에서 남동쪽으로약 50km 떨어진 곳.

차량으로 대략 1시간 정도 걸린다.


바간에서 꽤나 유명한 곳이기도 하지만


오후엔 만달레이로 떠나야 하기에

남는 오전 시간을 할애하기 딱 좋은 장소가 뽀빠산이었다.


택시요금은 30,000짯.

비수기라 싸게 다녀왔는데 나중 기사 쪼쪼가 5,000짯을 더 원했기에

팁이라 여기고 더 지불했었다. (참 성실한 친구였다)






<뽀빠산 정상은 안개로...>



원숭이들이 입구에서부터 진을 친다.

야생 원숭이들이지만 이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풀어놓은 가축' 정도의 수준이라 보면 된다.


장난도 치고 성질도 내고

앙탈도 부리는 동네 양아치들이다.





<동네 양아치>



부처님께 공양할 꽃다발도 샀다.

이건 사원 어디가나 부처님이 계시니 나름 공양하기가 좋아

사 본 것이다.


금액도 무척 싸다. '덜렁빈손'은 좀 민망해서 말이다.






<부처님 공양물>




사실 뽀빠산은 미얀마 토착 신앙 '낫'의 본거지다.


'낫'은 미얀마에 불교가 도입되기 전부터 토작민들이 숭배하던 신앙.

오늘날 불교와 조화를 이루며 민간신앙의 한 축을 맡고 있는데


우리네 토템신앙이나 산신령 정도로 생각하면 거의 흡사하다.





<실존인물 보민가웅 사당>




뽀빠산은 연중 수많은 미얀마인들이 먼 길을 떠나 성지 순례로 찾는 곳이다.


지금은 낫 사당과 불교 사원이 공존하지만

예전엔 이곳이 낫의 성지였다.





<들어가는 입구의 상점들>




입구에서부터 신발은 벗든지 아님 들고 가면 된다.

즉 맨발로 다녀야 하는데


오르다보면

이 계단을 열심히 닦고 치우는 사람들을 연신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뭔가 정중히 요구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처음에는 몰랐는데 그게 약간의 시주(적선)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이 사람들은 이 '성스러운 일'을 업으로 여기며 약간의 시주를 받아

생계를 유지한다고 한다.


나도 알았으면 적은 돈이라도 시주를 하고 올 걸


그사람들에게 적선을 좀 하는건데

사실 몰랐다.





<계단을 청소하는 사람들에게 시주를 하자>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다.

혼자  뚜벅뚜벅


한 무리의 원숭이 떼들이 있는 곳으로 가고 있었다.





<동네 양아치 무리들>




무심코 원숭이들(지금부터 이놈들은 양아치라 부른다) 앞에서

카메라 셧터를 누르고 있는 찰라에.....


중간 크기 정도 되는 녀석이

갑자기 달려들더니 내 안경을 냅다 확 채가는게 아닌가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였다.


안경 쓴 사람이 안경이 없어지면

당연 눈에 보이는게 없다. 뚜렷한 사물이 갑자기 뿌옇게 보이는 것이다.


무척 당황스러웠다.

여행에 이 안경 하나만 들고왔는데 여분도 없었다.


그런데 이 안경을 저 양아치가 들고 튀어 버린 것이다.


졸지에 눈 뜬 장님이 되고 말았는데

사태는 제법 심각했었다.




<망할 양아치 무리들>



"아이고 내 안경"하고 순간

멍해 있을 즈음에


그 양아치 놈은 내 안경을 들고 숲으로 도망갔고

나는 망연자실했었다.


이런 후진 동네엔 안경점도 없을텐데

어디가서 안경을 구하나 이젠 미얀마 여행도 끝났구나 싶었다고 외칠 찰나에...


그때 마침 구세주가 나섰는데

바로 근처에 있던 동네 청년이었다.


내가 대충 몸으로 설명했더니 이해를 하곤 그 양아치를

찾아 냉큼 숲으로 뛰어 들어갔다.


한참 숲을 이리저리 뛰고 다니더니

그 양아치를 어찌 달랬는지 뭐했는지 몰라도

먹이와 함께 교환에 성공하여 내 안경을 다시 돌려주는 게 아닌가.


휴~~~


아이고

하여튼 십년감수 했었다.


저놈의 망할 양아치들.....








나중에 알고봤더니

관람객들 모자도 채가고 침도 뱉고 행실이 보통 불량한 놈들이 아니였다.



그 청년 덕분에 돌려 받았으니 다행이지

정말 식겁했었다.







그때부터는 원숭이 아니 양아치놈이 나타나면

안경부터 손에 잡고 올랐다.



내려올 땐 더욱 경계하면서 접근조차 안하고 내려왔었다.

나쁜 양아치들








그렇게 순식간에 일어나 해프닝은

일단락되었고


점점 더 올라가니 산안개는 더욱 짙어지고 있었다.


이른 아침이라 그랬는데

오후즈음에는 모두 개었을 것이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결국 보지 못했지만

안개로 인해 더욱 신비스런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던 뽀빠산의 정상이었다.






<올라온 길>




해발 737m의 정상에 사원이 자리하는데

그다지 넓지는 않다.


안 세어봐서 모르겠지만

계단은 777개란다.





<정상에서 본 풍경>




아침이라 사람이라곤 사원을 지키는 관리인과

관람객은 나 혼자였다.


관리인에게 부탁했더니 흔쾌히 사진도 찍어준다.






이건 셀카




<양아치로부터 지켜낸 안경>




정상부에 위치한 사원이다.

낫의 사당이라고 하지만 사실 거의 부처님 밖에는 안보인다.









정상부도 양아치들 세상이다.

혹시나 뛰어들 놈들이 있을까 싶어 안경만 부여잡고 있었다.








정상부에 있는 사원의 모습이다.


매우 미끄럽다.

특히 맨발이기에 조심해서 다녀야 한다.








이제 아까 왔던 방향으로 다시 내려가면 된다.


이시간부터 참배하러 오는 참배객들이 제법 많았는데

낫의 본거지이자 성지인 이곳 뽀빠산은 늘 참배객들로 인산인해다.


그런데 정작 정상의 사당엔 부처님밖에는 못 봤다.




<저 슬레트 밑이 계단길>



애기 양아치도 보인다.






더 어린 양아치도 보인다.

혹여 관심을 줄까봐 짐짓 딴청을 부려본다.


나는 너에게 관심이 없단다 양아치들아...







이곳이 입구에 있던 낫 사당이다.

정상부에서는 보지 못했는데 계단이 시작되는 입구에 있는 사당이다.


많은 참배객들로 벌써부터 북적대고 있었는데

뽀빠산을 찾는 참배객들은 이곳은 꼭 들러가야 하는 필수 코스다.





<입구의 낫 사당>




내려오니 아침보다 더 많은 양아치들이

입구에서 활보하고 있었다.


혹여 또 불한당같은 양아치가 덤벼들까 싶어서

조신하게 카메라를 들이 밀었다.







바나나 망고등을 파는 과일들 매장이 입구에 많다.

간식으로 사 먹어도 좋을 것이다.


아낙네들이 모여 입구에서 양아치 먹이를 팔고 있는 모습이다.


양아치 먹이를 줄 땐 조심해야 한다.

마구 덤벼들거나 채어가면서 몸에 상처를 줄 수있기에

가급적 먹이는 생략하라는 조언을 주고 싶다.








이곳이 뽀빠산 입구다.

온통 양아치들 천지다.







뽀빠산에서 돌아가는 중

어느 마을에 들렀는데 과일을 파는 상점들이 즐비한 곳이었다.


택시를 세우고 둘러봤는데

엄청난 크기의 잭후르츠와 망고 커스타드애플 바나나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져 있는게 아닌가




<커스타드애플>



지금껏 보아온 잭후르츠 중 최고로 큰사이즈다.

네팔이나 인도 외 동남아 어디에서도 저렇게 큰 잭후르츠는 처음봤다.






<빅사이즈 잭후르츠>



이곳에서 큼직한 망고 하나를

짤라달라고해서 달콤하게 먹어가며 그렇게 다시 바간으로 돌아왔었다.


얼마나 크든지 다 먹고나니 배가 불러 점심도 생략했었다.




<엄청 큰 망고>






다시 로얄바간호텔에 도착해

씻고 채비해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시간이 좀 남았다.






<헐거워진 콘센트를 대하는법>




바간에서 만달레이까진 5~6시간이 소요된다.

셔틀 차량이 오면 그 셔틀이 터미널까지 데리고 가는 시스템.


셔틀 차량이 올 때까진 잠시나마 호텔 로비에서 대기했었다.

너무 더워 바깥엔 나가 걸을 엄두가 안났다.




<다나까 떡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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