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축, 오토가르 전경>
파묵칼레에서 출발한 버스는 4시간만에 셀축에 도착한다.
갑작스럽게 터진 회사일 때문에 버스 안에서 내내 전화와 씨름하다보니
어느듯 도착하게 되었다.
젠장맞을, 꼭 내가 없을 때만 일이 터진다.(한국에 도착해서 결국 일은 잘 해결되었다.)
<오토가르 내 식당에서 먹은 점심>
점심을 먹으며 책자를 펼쳐놓고 호텔을 골랐는데,
다 거기서 거기다.
오토카르에서 가까운 캔버라 호텔을 정하고선, 길을 찾아 나서봤다.
일단 숙소부터 잡아놓고, 여행을 하는게 순서다.
<오렌지나무가 가로수다>
캔버라 호텔은 오토가르에서 인접한 장소에 있다.
터키에서 소수민족으로 억압 받는다는 쿠르드 형제가 운영하는 호텔인데,
친절하고 서글서글한 쥔장이 반겨준다. 깔끔하고 나름 시설은 만족했다.
(터키 호텔 어디가더라도 와이파이는 층층마다 다 된다)
에페소 유적지까지는
택시로 약 20여분 거리에 있다. 셀축에 오면 무조건 둘러봐야 할 대표적 관광지다.
아마 에페소 유적지 때문에 셀축에 오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인데,
에페소 유적지는 고대 로마시대의 유적지다.
"여기 한국인 거리인가 ?"
한국인들만 보인다고 해도 될 정도로 한국인들의 점유율은 매우 높았다.
사실 이스탄불과 카파도키아를 건너오면서, 한국인들이 정말 많다는걸 느꼈는데
여기도 마찬가지였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있으니, 여기저기서 들리는 건 한국어뿐이다.
유적지는 매우 넓다.
땡볕에 걷기도 쉽지 않은데, 일일이 책자에 적힌 내용을 다 숙지하면서 다니기란
귀찮을 일 중 하나다.
걍~ 여기가 에페소구나 하고 내내 샷터만 누르기 바빴다.
책자에 이게 제일 눈에 들어왔다.
승리의 여신 '니케(NIKE)'다.
우리가 항상 애기하는 그 승리의 여신이 어떤것인가 싶었다.
실제 나이키의 상징이
바로 저 조각상에 있는 치맛자락의 모습을 본 딴 것이다.
참고로 니케의 영어식 발음이 나이키다.
니케 조각상 옆에 심어져 있는
무화과 나무다. 과일을 좋아하기에 과일 나무만 보면 꼭 살펴봤었다.
터키인들이 무화과 나무를 좋아해서 그런지 어디를 가더라도
무화과 나무는 쉽게 볼 수 있었다.
이스탄불 이스트클랄 거리의 시장에서
무화과를 사먹어 봤는데, 맛은 우리네 무화과랑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실 난 이게 뭔지도 몰랐다.
알고보니 왼편에 있는 저 석상이 '헤라클레스'란다.
사자가죽을 어께에 메고 있는 저 헤라클레스 기둥을 기준으로,
평민들은 이 안으로 들어올 수 없었다.
여기서부터는 귀족들만 출입이 가능했다고 한다.
헤라클레스 기둥을 지나와 뒤돌아 본 장면이다.
공중화장실의 모습이다.
다들 밑단이 긴 옷을 입었기에, 저렇게 앉아 있어도 민망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고 하는데
칸막이는 없었지만, 옷으로 가렸다고 한다.
중국 티벳에 가보니 저렇게 생긴 재래식 화장실도 보았다.
뭐 인도에선 옷만 가리면, 어디서나 앉으면 다 화장실이다.
그래도 나름 깔끔한 방식이다.
돌도 다 대리석이다.
셀수스 도서관의 모습이다.
에페스 유적중 가장 손꼽히는 건축물 중 하나다.
세계3대도서관 중 하나란다. <---지금 글 적으면서 알아낸 사실이었다.
셀수스는 사람이름이다.
로마에서 파견된 통치자의 이름을 따 셀수스 도서관이라 불리웠다.
그 당시 책 한권이 건물 한 채와 맞먹었다고 하니,
에페소가 매우 부유했다는 걸 단적으로 증명해주는 건축물이라 하겠다.
셀수스 도서관 기둥 사이에는 네 명의 여신상이 있다.
각각 지혜, 지식, 우정, 이해의 여신상인데
진품은 아니고 다 모조품이다. 진품은 비엔나 박물관에 소장되어있다.
<어색한 똥폼>
이곳은 도서관이자 무덤이다.
셀수스가 바로 이 지하에 묻혀있기 때문이다.
도서관에서 조금 더 가면
웅장한 건축물이 나타나는데, 바로 원형극장이다.
저 중앙에서 소리치면, 뒤 끝까지 소리가 울릴 정도로
공명을 생각한 과학적인 건축물이다.
한국인들이 이곳에서 하도 노랠 불러사서
노래금지라는 한글어 경고문구까지 붙었을 정도다.
중국인들이 노래를 박수로 대신하는 바람에
이젠 중국인 박수 금지라는 문구가 붙어야 할 판이다. 그들도 시끄럽긴 마찬가지다.
폰카로 뒤 돌아 본 장면을 찍어봤다.
풍경이 장엄하다. 로마 시대 그들이 얼마나 부강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산물이라 하겠다.
이 유적지를 뒤로하고, 성모마리아 생가로 향했는데,
체리를 한 묶음 사서는 내내 택시에서 까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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