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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야기

에베레스트의 진실(원제:High crime

by 구상나무향기 2010.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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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chisang님 블로그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미국의 신문사 기자인 글쓴이가 미국의 한 상업등반대에 동행을 하게되면서 그 기자가 세계최고봉 에베레스트를 오르기 위해 중국측 베이스 캠프로 들어가면서 일은 저자의 의도와 완전히 다르게 진행되어 간다고 생각하고, 사람의 목숨을 , 그것도 자기의 목숨을 온전하게 보장할 수 없음을 확신한 후에는 공포의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된다.

 

  에베레스트의 남쪽사면에서는 미국의 69세 의사가 아르헨티나 가이드와 두 명의 셀파와 함께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후,

탈진 상태에서 하산하다가 힐러리스텝 아래 발코니에 와서는 주저앉고 만다. 그런 그를 두고 가이드는 먼저 내려가 버리고,

고객과 남은 두 셀파에게도 '그 사람을 버려두고 하산하라'고 말한다. 셀파들은 자신의 힘으로 어쩌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그 사람 곁에 머물며 지켜보다가 험악해져가는 날씨를 염려해서 결국 그 의사의 몸에 우모복 하나를 덮어 주고는 하산하기로 한다.

 

자기를 버려 두고 가려는 셀파의 다리를 붙들고 사정하는 의사는 결국 뿌리치고 내려가는 셀팔르 멍하니 보내야했고, 그 후로는 누구도 그 사람을 볼 수 없게 된다.

  가이드는 사우스콜 직전에 탈진 상태와도 같이 설사면에서 미끄러지나 사우스콜에서 대기 중이던 다른 원정대에 의해 그의 텐트로

돌아올 수 있었는데, 그가 텐트에 돌아와 상태가 좋아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위성전화기를 통해 그의 웹사이트에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다고 알리는 일이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고객이 발코니에 버려졌다는 사실은 입밖에도 꺼내지 않았다.

 

  가이드는 처음 의사와 만나 에베레스트에 가고 싶다는 그에게 2000년에 자신이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었다고 말해 의사는 최상의 가이드를 만난 것으로 생각했지만 원정대가 꾸려지기도 전에 가이드의 무책인하고 이기적이면서 돈과 물건을 탐내는 인간임을 알고 난 후에도 산에 가면 나아질거라는 기대하나로 네팔로 향하게 된다.

 

  의사의 사고 소식을 접한 딸은 어떻게든 자신의 아버지를 구하게 하려는 노력을 하다가 우연히 가이드의 에베레스트 등정 사실이 조작이라는 사실을 알게되고, 그와 관련된 사실은 물론이고, 가이드에 관한 세상의 평판이라면 아버지가 산에 그와 함께 간 것은 분명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에베레스트를 등반 중인 원정대마다에 이메일을 보내서 '아버지를 살려주세요'라고 호소하지만 이미 구조했어야할 시점을 남긴 상태에서 에베레스트의 날씨는 혹독해서 누구도 그 높은 곳에 올라갈 엄두를 내지 못해 결국 날씨가 좋아진 후에 그 지점에 올라간 사람들에 의해 발코니에는 아무런 흔적이 없음을 알고는 실종을 인정해야 했다. 그러면서도 어떻게 그런 사기꾼 같은 자가 아버지의 가이드였는지에 많은 의문을 품고 파헤치고 든다.

 

  중국쪽 캠프에서는 저자의 팀은 첫 등반부터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황당한 일을 겪게 된다. 베이스 캠프에서 전진캠프로 가는 날

사실 초보자에게는 하루에 그 거리를-21km로 표기-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기자와 그의 등반 파트너 역시 전진캠프까지 가지 못하고 대행사에 얘기한 임시 피난처가 있어야할 자리에서 텐트를 찾지 못한 채 방황하다가 다른 상업등반대의 신세를 지면서 위기를 모면한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은 그곳에는 어떤 텐트도 없었다는 것이고, 등반 초기에 그것은 착오였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넘어갔지만 그 후로 등반이 이어지면서 고도가 높아질 수록 생명과 관련있는 일들이 산에서 계속 발생되는 일에는 무려움에 떨기 시작한다.

 

  그의 실질적인 리더는 루마니아에서 탈출하여 미국으로 망명한 조지라는 자고, 대장은 락파 셀파로 그의 아내가 된 네팔사람이다. 락파셀파는 내가 1999년 마카루 등반할 당시 우리팀에 짐을 날라다주고, 캠프에서 부엌일을 돕는 일도 했던 당시 너무 작은 꼬마였는데, 몇 년후에 네팔 정부에서 후원한 네팔 에베레스트 여성대의 대장이 되어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는데 성공한다. 그 일로 인해 일약 네팔의 국민적영웅으로 대접받게 되었지만 개인적인 일은 순탄치 않았다. 두 번의 결혼 실패 후, 미국에서 조지를 만나 그의 상업등반대일을 함께 하게 된다.

 

  조지는 전문산악인이 아니다. 다른 상업등반대의 고객들과 마찬가지로 가이드와 셀파의 도움으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후, 그 사업-상업등반대-를 하게 되었고, 당시의 원정대도 몇 명의 참가자를 모은 후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신문사 기자까지 끌어들여 후원받고, 협찬 받고 나름 홍보와 기금 마련에 적절하게 써 먹는다. 그러다가 자신이 원하는 정도의 후원을 받지 못하면 심한 욕과 모욕적인 말과 위협하는 행동으로 대원들을 공포속에 몰아넣는 정신분열병자 같은 사람으로 돌변하는 재주까지 지닌 자다.

 

그런 조지가 시간이 흐르면서 에베레스트에 4번이나 오른 후 조직한 2004년 원정대에서 자신의 부인이자 원정대의 대장인 락파 셀파와 단둘이 별도의 캠프에서 식사를 하고, 대원들은 각자 알아서 식사를 하게한다. 원정대의 생명은 팀웍인데 그런 것조차 모르는 비전문가이면서 등반 기간 내내 대원들에게는 폭군처럼 행세한다. 한 번은 자신의 아내이며 원정대의 대장인 락파셀파와 다두다가 그녀를 빙하의 돌무더기에 패대기쳐서 정신을 잃게 만드는 일을 저지른다. 저자가 그의 텐트 옆을 지나가다 들을 얘기에는 저자도 더 이상 등반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명확히하고, 언젠가 저질러질지 모르는 만행의 희생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밤낮없이 두려움에 떨며 지낸다. 락파는 그런 일이 있음에도 조지와 모든 음모를 함께 공모한다.

 

  "그 기자 놈이 텐트에서 잘 때 텐트에 불을 지르든지, 그 자의 머리에 픽켈을 꽂든지..."

  어떻게 자기 원정대의 대원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될 수 없는 부분이다.

 

  조지는 치말하게 음모를 꾸며갔다. 통상 제대로된 상업등반대가 6만~6만5천불을 내고 참가하는 에베레스트 원정대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헐한 가격인 1만 달러에 대원들을 모은다. 그런 뒤에 갖은 명목으로 고객의 지갑을 열게하고 그걸 따지면 욕과 폭력을 불사한다. 그걸로도 모자라 자신의 셀파들에게 고객의 생명과도 같은 장비들을 약탈하도록 만든다.

 

  에베레스트 중국측 루트의 마지막 캠프인 캠프3에는 정상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생명을 이어갈 수 있는 최소한의 방어막인 셈이다. 등반가는 그곳에 등정 후 캠프로 돌아와 생명을 연장해 줄 침낭과 물, 버너와 먹을 것들을 둔다. 그런데 등반가들이 정상을 향해 오르는 동안, 즉 텐트가 비어있는 동안 셀파들은 그들의 텐트를 칼로 찟고-약탈행위가 빈번해 지면서 문을 잠궈둔 텐트가 많아서- 등반가들의 생명이랄 수 있는 것들을 훔쳐간다. 기자도 등반을 위해 캠프마다 쓸 물건들을 셀파들에게 캠프로 올리도록 했는데,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일련의 일들로 그는 등반을 단념하지만 그의 물건들이 자신이 지시한 위치에 가지도 않음을 알게되고는 가지 않았음에 안도한다. 무리해서 갔다면 죽었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그는 공황상태로 빠져든다.

 

  그런 사실을 위성전송으로 신문사에 알렸고 그걸 문제 삼아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조지...

 

  작가는 두 원정대에서 일어난 사건을 중심으로 얘기를 이어가면서 최근 에베레스트라는 성역에서 행해지고 있는 타락과 퇴폐의 목격담을 적절한 실 사례들을 첨가하여 산악인의 한사람인 나를 엄청난 충격과 혼란 속에 빠지게 하였다. 마약은 에베레스트 상업등반대의 공식이 되어 있는 듯 생각된다. 몸 상태가 좋지않을 때 주사하거나 복용하는 덱사메타손은 좀 더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한 것으로 둔갑되었다. 마약, 스테로이드 등의 힘으로 얻어낸 에베레스트 정상은 올림픽에서 약물복용으로 금메달을 거머쥔 선수와 무엇이 다른가. 그런 선수는 메탈 박탈은 물론이고, 선수생명도 끝나는 판인데, 에베레스트에서는 그런 규칙이나 어떤 제약이 없는게 현실이다.

 

  적어도 에베레스트에서는 정상공격을 앞둔 시점부터 산소공급은 거의 일반화된 것이 사실이다. 산소는 고소의 특수한 환경-춥다는-에 맞게 실험되어 만들어진 특수용기에 담긴 것을 사용해야 안전함에도 돈에 눈먼 자들은 빈 산소통을 수거해대가 검증되지 않은 장치로 재충전해서 내 놓음으로서 정상공격 때에 무용지물로 변한 산소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발걸음을 되돌리거나 목숨을 잃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도 고소이기 때문에 면죄부를 받아오다가 들통이났지만 아직도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산소통을 싼 비용에 셀파들로부터 공급받아 비싸게 팔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명확치는 않으나 저자는 1996년 에베레스트의 참혹했던 사건으로 인해 상업등반대가 불붙듯 세상사람들에게 에베레스트로 누구나 갈 수 있는 산임을 인식시켰다고 얘기한다. 그 당시, 로브 홀이라는 뉴질랜드 산악인은 자신이 운영하는 에베레스트 상업등반대를 주직해서 네팔쪽으로 에베레스트에 올랐다가 5명이 하산하지 못하고 숨지는 일이 발생하여 자신도 고객과 함께 그 높은 곳에 함께 남아 죽게 된다. 그 일은 네셔널지오그라픽의 기자인 참가 대원 존 크라카우커가 당시의 상황을 적절하게 풀어간 '희박한 공기속으로'에 잘 나와있고, 그로 인해 세상 사람들이 상업등반대의 존재를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설명한다. 맞는 말이다.

 

  수 천 만원의 돈을 낼 수 있는 사람이 능력있는 상업등반대의 도움으로 세계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까지 자신을 데려다 준다는데 누가 뭐랄것인가. 그런 선택은 등반에 나서겠다는 본인이 판단할 몫이다. 하지만 등반은 자기 스스로의 의지와 판단, 준비, 경험에 의해 행해지는 것이 기본이다. 산악인이라면 그런 기본적인 것에 충실해야할 의무가 있고, 그런 것을 지켜가는 것으로 인해 산악인이라는 칭호를 얻게 되는 것이 아니다. 산악인은 그저 남들이 못 가본 높은 산에 몇 번 다녀왔다고 얻을 수 있는 가벼운 존칭이 아니기 때문이다. 산악인 스스로도 산악인이라는 칭호를 쓰기 주저한다. 그 만큼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기에 섣불리 산악인이라고 자처하고 나서지 않는다. 조지는 에베레스트 몇 번 오른 자신의 이력만을 놓고도 세계최고의 산악인 운운한다. 그가 가본 히말라야의 수 많은 고봉들 중 유일하게 가본 산이 에베레스트임에도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는 산악인이 아님은 분명하다.

 

  자신의 세간 평판이 나쁘다는 것을 알고 그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서니마운틴가이즈 라는 회사의 대표는 락파 셀파로 되어있다. 영어로 운영되는 이 사이트 어디에서도 조지의 이름이나 사진을 발견할 수가 없음은 이해할 수 없다. 왜냐하면 락파는 영어를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문맹이기 때문에 써니마운틴가이즈를  아는 사람은 누구나 조지가 그 회사의 실질적인 대표라고 알고 있다.

 

  에베레스트 정상에 헬리콥터를 타고 오른 일이 있었고, 그 일을 기획한 사람은 성공적인 에베레스트 정상 운항에 고무되었겠지만 세상의 눈은 그리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라서 엄청난 비난을 들으며 그것의 상업화는 없던 일로 되어버렸다. 2003년은 힐러리 경이 텐징노르가이 셀파와 함께 인류 최초로 에베레스트에 오른지 50주년이 되는 해라서,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서는 사상최대의 인파가 몰려 그 일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릴 계획이었다. 기념일 전날 한 무리의 사람들을 태운 헬리콥터가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로 날아왔는데, 그 헬리콥터는 캠프 근처 빙하에 플펠러가 부딪치면서 추락하고 말았다. 사람이 죽고, 다치는 사고가 난 후 그 망가진 헬기 잔해는 아직도 경각심을 일깨운다는 의미에서 빙하위에 방치되어 있다.

 

  위험성보다는 산악인으로서의 윤리의식이 우선이다. 산에 오르는 일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활동행위인 걷기의 연장 그 이상이어서는 안된다. 요즘은 대부분의 원정대가 풍족한 후원을 받은 팀이라면 헬리콥터를 이용해 산의 베이스 캠프에 대원들과 짐을 옮긴다. 나 역시 1999년 마칼루 등반 시에 러시아제 헬리콥터를 타고 베이스 캠프 근처까지 날아갔던 적이 있다. 먼저 와 있는 대원들에게 가기 위해 14일간의 캬라반은 너무 긴것이었다는 것을 변명으로 붙여야하는 궁색함이라니....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추악한 일들이 요즘의 현실임에 통탄할 일이지만, 돈의 힘은 그 산에 등반윤리 따위를 빙하 맨 밑바닥에 팽개쳐 버린 듯 하다. 그 산 주위에 그 옛날부터 살던  사람들에 의해 신성시되었던 산이 오늘날 가장 오르기 쉬운 8,000m급이라는 오명에도 모자라 문명사회에서도 음습한 뒷골목에서 벌어질 만한 일들이 수시로 벌어지고 있다니 안타깝기만 하다.

 

에베레스트 등정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던 힐러리 경은 기뻐해야할 축제의 장에서도 가장 빛나는 인물임에도 무거운, 혹자는 슬픈표정이라고 하는 얼굴을 하고서 이제는 더 이상 에베레스트는 세계최고봉이 아님을 인정해야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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