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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이야기

한국과 일본의 '투구꽃' 이름의 내역

by 구상나무향기 2009.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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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투구꽃>

 

투구꽃은 산야에서 피어나는 가을꽃의 대표격입니다.
물른 산아래에서 피어나는 구절초나 쑥부쟁이에 비할바는 아니겠지만
역시 가을에 이 투구꽃을 빼고서는 이야기 할 수 없을겁니다.

종류도 무척 많은데요 뭐 일일이 열거하기에도 벅찰 정도 입니다.
사실 초보자들 한테는 모두 투구꽃으로 불러도 크게 다르지 않을듯 합니다.
아름다운 꽃에 반해 뿌리는 매우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어
옛날 사약의 재료로 이용했다고 하는데요

생금이나 양잿물 그리고 천남성의 뿌리와 섞어 그렇케 사용했다고 합니다.


 
투구꽃은 꽃모양의 모습을 보고 그대로 이름 지어진 경우입니다.
바로 옛날에 병사들이 쓰고 있는 투구의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붙혀진
이름이랍니다.

그런데 실제 병사들의 투구를 본적이 없으니 그냥 그럴려니 했는데요
하지만 사극 드라마의 장면에서 투구를 쓴 병사들을 자세히 볼라치면
투구꽃과는 다른 모습이더군요

그럼 도대체 어떤 종류의 투구일까 ?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투구꽃을 보면서 여러 역사 드라마에 출현하는 병사들의
투구들을 오버랩 시켜보지만 사실  투구꽃의 모습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조선의 병사들이 쓴 투구인데요
이모습과 실제 투구꽃의 모습을 한번 비교해 본다면 사실 다릅니다.

길쭉하면서도 끝이 둥그스럼한 모양의 투구꽃과
둥글며 길이가 길지 않는 모습의 투구와 비교해 보면 사실 투구꽃의 모습은
다소 억지스럽다고 할 수 있을듯 싶네요


 

그렇다면 과연 어떤 투구와 닮았을까 ?
의외로 다른곳에서 그 궁금증은 해결된듯 싶군요
답은 일본의 구마모토성을 방문했을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구마모토를 두번째 방문 했을때입니다. 두번째 갔을때 구마모토성
천수각안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요

마침 그안에 가등청정의 영정이 전시되어 있더군요
그 가등청정이 쓰고 있는 투구가 바로 투구꽃과 거의 흡사하더군요
바로 에보시라고 부르는 모자인데요

가등청정의 왜소한 몸을 감추기 위해 쓴게 유래가 되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관료들이 쓰는 모자이기도 합니다.

 
<구마모토성에서 찍은 가토기요마사>

바로 임진왜란의 분통터지는 인물 가또기요마사(가등청정)가 쓰고 있는
저 모자를 에보시라고 하는데 바로 우리가 말하는 그투구꽃과 매우
닮아있습니다.

비교해 볼까요

   


현재 우리가 부르고 있는 상당수의 식물명칭은 일본말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의 식물 명칭을 그대로 직역해서 한국식으로
부른 경우가 많은데요

아마 투구꽃도 그중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투구꽃을 일본말로 '도리 가부도'라고 합니다. 새 鳥(조)에 투구 兜(두)를
사용하는데요 바로 가부도가 바로 투구를 뜻한답니다.

 
<일본 북알프스에서 찍은 미야마 도리가부도, 일본 특산>

도리 가부도를 그대로 옮겨온게 '투구꽃'이름인데요
가등청정이 쓰고 있는 모자를 에보시라고 하며 역시 가부도의 한종류입니다.

사진은 북알프스의 심산에 자라는 '미야마 도리가부도'의 사진입니다.
일본 특산식물이지요


 
에보시의 길고 긴 모습과 투구꽃은 매우 닮아있습니다.
조선 병사의 투구와 닮았다는건 사실 억지스러울 수 있겠죠

가등청정의 키가 매우 작아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연출 시키기 위해
긴 모자를 쓴게 에보시의 기원이라고 하는데요 일본에서는 위엄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관료나 또는 신사의 제사장이 이 모자를 쓰기도 합니다.


<구마모토 가또신사>

가등청정(가또 기요마사)를 기리는 가또 신사는  구마모토 성 아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가등청정은 구마모토성 뿐만 아니라 오사카성이나 나고야성을 축조
하는등 축성술의 대가라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병술에도 뛰어났는데요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함경도까지 진군해
임해군을 포로로 잡아 조선을 궁지에 몰아넣기도 하였습니다.


<가또기요마사를 기리는 가또신사>

가등청정은
우리가 볼때 참 분통터지는 인물이 아닐 수 없는데요
투구꽃을 볼때마다 가등청정의 길고 긴 에보시가 자꾸 뜨올려지네요

일본식으로 유래된 이름이 비단 이 투구꽃 뿐만 아니겠지요
심지어 울릉도에 자라는 섬초롱꽃의 학명에 다께시마의 학명이 있다는걸
알면 속쓰름이 절로 일어 날텐데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학명은 선취권을 가진자가 한번 명명하면 그걸로
수정이 되지 않으니 말입니다.

국력은 식물 이름에도 뚜렷하게 들어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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